α세대, Z세대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법

α세대, Z세대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법
최해옥 코치

최해옥 코치
W&K 교육연구소 • 부모교육 전문강사

 흔히 현재 유아부터 초등학생을 α(알파)세대,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을 Z세대라고 말합니다. α세대는 21세기 완전한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세대로, 특히 ‘스마트폰’ 이전 시대를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가족보다 스마트 기기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에 의존하며, 정보처리와 게임 기반 활동, 메타버스를 통한 학습에 익숙하고 인공지능 시스템을 능숙하게 다루는 세대입니다.


 Z세대는 X세대와 Y세대의 다음 세대이자,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로 ‘20세기 마지막 세대’를 의미합니다. Z세대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으로 불리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출생하여 인터넷 이전의 삶을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고 SNS 소통을 매우 편하게 느껴서 친구 관계와 쇼핑, 엔터테인먼트, 뉴스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세상에서 모든 것을 누리는 삶이 일상입니다. 글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하고 TV보다는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며,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최신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본인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입니다. 개인적이고 독립적이지만 가장 편견이 없고 평등을 중요시 여기는 세대라고도 말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어 낸 나라이기에 부모-자녀세대 간에 경험이 너무도 달라서 생기는 갈등이 많습니다. 자녀세대의 조부모는 후진국 대한민국을 살았고, 자녀세대의 부모는 개발도상국인 한국을 경험했으며, 자녀세대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을 경험 중입니다.

 즉, 조선시대 정서 vs 한국 정서 vs 미국 정서가 함께 만나는 곳이 바로 가정입니다. 조부모세대가 ‘남자는 이렇게 해야 하고, 여자는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 마치 조선시대를 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부모세대는 개발도상국인 대한민국을 살며, 늘 경쟁하면서 빠른 결과에 집중하는 한국 정서를 가졌습니다. 자녀세대는 부모가 낳고 키웠지만 부모로부터 사생활을 보장받고 싶은 미국 정서를 선호합니다.

 내 자녀지만, 홈스테이 온 미국 학생이라고 생각하면 말투가 저절로 달라집니다. ‘우리집에 미국 학생이 살아요.’를 기억하고, 남에게 하지 않을 말과 행동은 가족에게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미국 정서를 가진 형제자매도 서로의 방을 그냥 들어가기 보다는 초대하거나 허락받고 출입하도록 알려 주세요. 서로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거나 가져가지 않도록 알려 주세요. 대화하려고 자녀의 방에 들어가기 보다는, 거실에서 대화하자고 말해 보세요.

 내 자녀에게 친절하셔요? 옆집 아이에게 친절하셔요? 자녀들은 친구에게 체면 차리는 엄마보다 나를 먼저 배려하는 엄마를 원한답니다.

 큰소리치는 사람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 대화법을 ‘후진국 대화법’이라고 합니다. 반면, 과정에서 생긴 문제는 뒤로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결과를 묻고 따지는 대화를 ‘개발도상국 대화법’이라고 합니다. 선진국 대화법은 결과를 묻고 따지기 전에, 상대의 정서에 공감하는 표현을 부드럽게 먼저 한 후에 내가 할 이야기를 말합니다.

 주로 선다형 문제를 풀었던 부모세대는 찍어서 맞은 정답도 실력이었지만, 서술형 문제에 익숙한 자녀세대는 답은 맞았어도 과정이 틀리면 감점당하는 세대입니다. 예를 들면, 숙제를 다 해 둔다고 약속한 자녀가 85%만 했을 경우, ①짜증 섞인 큰 소리로 “너 또 다 못했어? 어쩌려고 그러니?” 하면 결과만 보는 부모입니다. ②작고 평온한 목소리로 “많이 했네! 몇 분 정도면 다 할 수 있겠니?”라고 보드랍게 말하는 것은 자녀가 노력한 과정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부모입니다. 결과를 평가하는 칭찬보다는 과정을 인정해 주는 격려가 더 좋습니다.

 부모세대는 “앉아! 엄마 봐! 엄마 눈 보라고!” 하는 대화에 익숙하지만, α세대와 Z세대 자녀는 부모가 작게 혼자 말하거나 나랑 상관없는 얘기를 할 때 귀가 반짝 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서 대화하면 서로의 표정만으로 의미를 왜곡할 수 있기에, 요즘은 연인처럼 나란히 앉아서 말을 주고받는 ‘소파 대화’를 추천합니다. 소파 대화는 서로 나란히 앉아서 가끔 얼굴을 보며 말하는 것인데,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손등을 보드랍게 먼저 문질러주면 편안해진 마음으로 집중하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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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파에 앉았다고 해서 모두가 소파 대화인 것은 아니다.

 가끔 “내가 너를 얼마나 힘들게 키우는지 아니?” 이런 말을 합니다. 부모가 힘들다고 하면 자녀는 미안해야 됩니다. ‘힘들게 키운다’는 말보다는 ‘정성스럽게 키우는 중이다’라고 말해 주세요. 모든 부모가 자녀를 ‘아는 것 중에 제일 좋은 방법’으로 정성스럽게 키우는 게 진실이니까요. ‘정성스럽게 키워진 나’라고 생각하면 사랑받은 내가 되니까 저절로 자존감이 올라가겠지요.

 아이들은 자주 들었던 말을 자주 한답니다. 너를 키우면서 재미있고, 보람있고 대견한 순간이 정말 많았다고 말해 주세요. 엄마 아빠는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한다고 문자나 카톡으로만 하지 말고, 꼭 다정한 목소리로 전해 주세요.

 “학교 다녀왔습니다.”라고 자녀가 인사하면 “얼른 씻어” 대신에 “OO아, 보고 싶었다.”라고 말해 주세요. 학교나 학원에서 지쳐서 돌아온 자녀를 빨리 충전해 주는 부모의 말입니다. 숙제는 다 했냐며 궁금한 걸 바로 묻기보다는, “오늘은 기분이 어때?”라 물으며 자녀의 마음을 먼저 챙겨 주세요. 자녀들은 엄마가 내 공부나 숙제만 챙기면 ‘나를 사랑하는 엄마’가 아니라, ‘나를 관리하는 엄마’로 느껴져 더 짜증을 내곤 합니다.

 마음을 먼저 알아준 다음에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자녀가 더 잘 들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힘들다고 하면 “이렇게 말할 정도로 힘들었구나!”라고 먼저 마음을 알아 주세요. 그런 다음에 “네가 힘들다고 하니 엄마도 걱정이네.”라며 엄마의 마음도 전하세요.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알려 주는 대화로 편안해지면, 캐묻지 않아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저절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명령, 지시, 해결책을 제시하는 말투는 대화에 방해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어?”라는 말도 어떤 말투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크고 강압적인 말투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보드랍게 속삭이면 선택권을 자녀에게 주는 대화가 됩니다. 입으로는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할 때도 큰 목소리로 하느냐, 속삭이는 목소리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달됩니다.

 목소리 톤과 표정, 태도는 말의 의미를 더 강력하게 전달하는 힘이 있습니다. 미국정서를 가진 α세대, Z세대 자녀는 자기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 주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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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자녀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자녀의 잘못된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만 말하세요. 자녀들은 부모에게 자주 꾸중을 들으면 이제는 내게 실망해서 나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편하게 부모에게 다가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꼭 알려 주셔야 합니다. “너를 사랑하지만, 네가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너무 미워. 하지만 또 네가 다시 예의 바르게 말하고 행동하면, 마음 속 지우개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게 다 지워 버려서 또 너를 다시 좋아하게 돼.”라고 꼭 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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