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이제 시작이다

고교학점제, 이제 시작이다

상상코칭 진학전략연구소
이경아 수석 연구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교학점제에 대한 관심이 최고점을 찍은 것 같습니다. 특히 중학생과 그 학부모님들의 상담이 많습니다.

 이번 Learn & Run 에서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 도입 배경과 취지, 선결 과제를 통해 고교학점제를 대비해 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1부에서는 고교학점제 개론을, 2부에서는 학생 케이스별 고교학점제 대비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를 말합니다(교육부, 2021). 이른바 ‘주입식 교육’, ‘틀에 갇힌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이에 맞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인 것이죠. 쉽게 설명하면, 지금 대학생들이 전공과 커리큘럼에 따라 강의를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고교학점제는 하루 아침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지난 2018년부터 제도 수립과 관련된 기반을 마련해 2021년에 공표됐고, 일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다가 2023학년도부터는 전국 고등학교에 ‘부분’ 도입됐습니다. 그리고 2025학년도부터는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도입될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제대로 된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교육과정 개편 등 단단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현재의 교육 패러다임이 기존 산업사회의 인재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교육 현실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고교학점제, 이제 시작이다

 현재 학생들은 ‘공통교육과정’에 따라 일정한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데, 이러한 교육제도는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과 역량을 반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기존 교육제도는 대입을 위한 과도한 성적 경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대입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고교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개선하고 고교 교육의 혁신을 지원하기에 적합’한 학사제도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된 것인데요.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하고 졸업 학점을 적립하며,학생들은 관심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진로를 개척하고 목표를 수립해 진로와 연관된 분야를 학습할 수 있고, 개인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교학점제 운영체제는 크게 학교 규정 및 체제 정비,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편성·운영, 진로·학업 설계지도, 학생 수업 및 평가 내실화로 구성됩니다.

1. 학교 규정 및 체제 정비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학교 내부의 규정과 체제를 정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는 교육과정운영 규정, 학점제 전담 부서, 교육과정 이수 지도팀 등을 구성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교학점제 운영에 필요한 규정과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2.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편성·운영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여 학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과목 간 연계성과 통합성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합니다.

3. 진로·학업 설계 지도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학업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는 진로 교육 강화, 진로·학업 상담 제공, 진로·학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학생의 진로탐색과 학업 설계를 지원해야 합니다.

4. 학생 수업 및 평가 내실화

 ‘학생이 학습에 집중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수업과 평가를 내실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는 학생
참여형 수업, 개별화 학습 지원, 성취 평가제 내실화 등을 통해 학생의 학습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1. 학생의 자기주도성 강화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스스로 교과목을 선택 및 이수하기 때문에, 학생의 자기주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학생은 자신의 관심과 목표를 바탕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주도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2. 학생의 학습 만족도 향상

직접 관심과 적성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하는 만큼, 학생의 학습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학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교과목을 공부함으로써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높일 수 있습니다.

3. 학생의 진로 준비 강화

 진로에 필요한 교과목도 직접 선택하므로, 학생의 진로 준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학습을 계획함으로써 진로에 대한 준비를 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4. 학생의 자기주도성 강화

 이처럼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때문에, 교육의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학생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이수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1. 대입 위주의 교과목 희망 등 과목간 쏠림 현상

 과목을 이수하고, 학점을 누적하는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다 보면 학생 간 학습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학처럼 유급이나 졸업 유예 등의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현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고등학생의 유급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학교는 혼란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2. 고교내신 절대평가

 각 과목마다 수강인원 편차가 커지므로 내신 절대평가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대입 시 면접, 논술, 자소서 등의 대학별 고사를 강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 평가가 전부 절대평가로 남게 되면 대학은 학생들 간의 변별력을 키우기 위해 자체 시험 강화, 면접 또는 자소서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는 또다른 사교육 유발 등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3. 수업 인프라 차이

 지역별, 학교별 교사나 교실 등의 인프라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 간 교육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처럼 인프라가 부족한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학교끼리 서로 협력해 개설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며, 이는 또 다른 교육적 불평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대입제도 개편

 현재의 대입제도는 성적 중심 평가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맞는 변화된 대입제도가 필요합니다. 11월 30일을 기준으로, 내신 5등급제, 논술, 서술형 평가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학년(현 중2)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 발표되었으며, 2023년 내로 확정될 예정입니다. 이를 토대로 학습을 잘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교육을 혁신하여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되었을 때, 학생은 학습의 주체로서 진로·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여 학습할 수 있고, 교원은 수업·평가에 대한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다 폭넓게 존중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통해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돕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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