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이 모여, 전국 곳곳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의 종’이 울렸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해돋이’를 감상했죠. 이제는 만 나이가 자리 잡으며 ‘미역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지만, 그래도 든든한 ‘떡국’을 한 그릇 해 줘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들뜬 마음으로 각자의 방식과 방법으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신나는 음악과 폭죽 말고, 좀 더 특별하게 새해를 기념하는 세계의 풍습을 알아봅시다!
스페인
새해가 된 자정, 스페인에서는 12개의 포도를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물론 송이가 아니라, 알입니다!). 새해를 맞아 12개월을 뜻하는 종소리가 12번 울리는 데, 그때마다 한 알씩 삼키는 거죠! 그런데 이 포도, 그냥 포도가 아닙니다. 한 해의 행운을 상징하는 아주 뜻깊은 포도거든요!
사진: Unsplash의Hanna Theresia Pitter
이러한 풍습의 기원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1890년대 당시 부르주아들이 프랑스에서 들여온 포도와 포도주를 먹는 관습을 시민들이 비꼬고자 수도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의 종소리에 맞춰 포도를 먹었고, 이러한 행동이 점점 스페인 전역으로 퍼지게 됐다는 설입니다. 또 다른 설은 포도가 풍년이었던 1909년, 농부들이 포도를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행운의 포도’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대박이 나면서 관습이 정착됐다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브라질
겨울이 한창인 우리나라와 달리, 브라질은 새해를 여름에 맞이합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진행되는, 날씨만큼 뜨거운 파티 ‘레베이용(Réveillon)’으로 흥을 돋우고, 행운과 평화를 기원하는 흰옷을 입고 한 손에는 꽃을 든 채 바다로 향하는데요. 바다에서 7번의 파도를 뛰어넘고, 꽃을 던지며 소원을 빌어 새해를 맞이한다고 합니다. 음식으로는‘렌틸콩’을 먹는다고 하네요!
꽤나 특이한 브라질의 새해 풍습은 아프리카, 유럽, 미국 등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혼합된 결과물인데요. 흰옷을 입고 파도를 뛰어넘는 것은 아프리카계 브라질 종교, ‘칸돔블레(Candomblé)’의 영향을, 레베이용은 프랑스 귀족들의 파티에서, 렌틸콩은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덴마크
덴마크의 새해맞이는 무척 바쁩니다. 먼저, 새해 전야 저녁 6시부터 왕실 연설이 진행됩니다. 저녁으로는 삶은 대구와 와인을 곁들이고, 자정이 되기 전에는 1980년부터 매년 TV로 방영되고 있는 오래된 11분짜리 스케치 쇼, ‘디너 포 원’을 보며 카운트 다운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맞이한 자정! 특별한 디저트인 크란세카게와 함께 찬송가 ‘vær velkommens herrens år’를 곁들이고, 소파나 의자 위에 올라가 뛰어내리며 새해를 맞이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1년에 딱 6일만 허용되는 성대한 불꽃놀이와 함께 파티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날이 밝으면 이제 휴식의 시간이 찾아오는데요. 이날은 상점도 거의 다 쉬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집에서 편히 쉬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1940년부터 이어진 총리의 연설이 진행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1월 1일을 마무리한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의 새해 풍습은 ‘호그머네이(Hogmanay)’라 불리는데, 무척 독특합니다. 역사적으로는 바이킹과 켈트족의 축제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크리스마스가 금지됐던 약 400년 동안 새해 축제가 점점 더 성대해졌다고 합니다.
호그머네이의 가장 중요한 전통은 ‘첫 발자국(First Footing)’입니다. 자정이 지나 첫 번째로 집을 방문하는 사람의 특징에 따라 한 해의 행운을 결정한다고 하는데요. 보통 검은 머리의 키 큰 남성이 방문하는 게 제일 좋다고 여겨지고, 이들은 각각 특별한 의미가 담긴 석탄과 소금, 위스키, 빵 등을 들고 다닌다고 합니다.
악령을 내쫓고, 새해를 정화하는 의미를 담은 ‘불’도 중요한데요. 수도 에든버러에서는 바이킹의 전통에 따른 대규모 횃불 행진이 진행되며, 해안 도시 스톤헤이븐에서는 불공을 금속 막대에 매달아 머리 위로 돌리며 항구로 행진하고, 도착하면 불공을 바다에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