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가면’이라는 뜻을 가진 페르소나(Persona)는 오늘날 심리학 용어로 ‘타인에게 보여주는 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감독의 세계를 연기로 잘 표현할 수 있는, 감독의 분신 같은 배우를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부릅니다. 감독의 의도나 생각 혹은 감정을 배우라는 가면을 통해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이번 호에서는 특별한 관계로 유명한 감독과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를 소개해 드립니다!
설국열차
감독: 봉준호 / 주연: 송강호, Chris Evans / 개봉: 2013. 8. 1.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독, 봉준호에게는 커리어를 함께한 배우가 있습니다. ‘연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송강호가 그 주인공입니다. 한 인터뷰에서 ‘이 인물을 송강호가 연기한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송강호 배우는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죠.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첫 외국어 작품으로, 스스로를 세계에 알린 작품이자 독특한 세계관이 매력인 작품입니다.
덩케르크
감독: Christopher Nolan / 주연: Fionn Whitehead, Tom Hardy / 개봉: 2017. 7. 20.
CG를 최대한 배제하고, 여전히 필름 촬영을 선호하는 감독, 크리스토퍼놀란의 영화에는 바다처럼 푸르고 깊은 눈이 인상적인 배우, 킬리언머피가 곳곳에 등장합니다. 머피는 올 8월 개봉될 놀란의 신작 〈오펜하이머〉에서는 주연을 맡았지만, 그 외에는 주로 조연으로 출연했는데요. 제2차 세계 대전 초기에 진행된 ‘됭케르크 철수작전’을 모티브로 한 영화, 〈덩케르크〉에서도 머피는 조연으로 출연해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받는 ‘떨고 있는 병사’를 연기하며 많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중경삼림
감독: 왕가위 / 주연: 금성무, 양조위 / 개봉: 1995. 9. 2.
독특한 색감과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로 유명한 홍콩의 영화감독, 왕가위에게는 분신과도 같은 배우가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양조위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양조위가 왕가위 감독과 함께한 영화가 무려 7편인데다가 서로의 필모그래피에서 최고로 꼽는 영화로만 꾹꾹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 〈중경삼림〉은 많은 매체에서 ‘꼭 봐야 할 영화’ 중 하나로 꼽을 만큼 많은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Tim Burton / 주연: Johnny Depp, Mia Wasikowska / 개봉: 2010. 3. 4.
어딘가 동화 같으면서도 어딘가 기괴한, 혹은 몽환적인 세계를 그려 내는 팀 버튼 감독은 그가 가진 특징만큼이나 특이한 마스크와 연기력을 지닌 배우, 조니 뎁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삼았습니다. 조니 뎁이 신인이던 1990년 〈가위손〉부터 시작된 그들의 인연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말 그대로 ‘폭발’하게 됩니다. 분명 전체이용가지만, 어딘가 무섭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볼 때는 유의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