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우리,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설레는 마음으로
스무 살이 되어 누군가는 대학에, 누군가는 곧바로 사회에 뛰어들었습니다.
태산처럼 느껴지던 선배들을 지나, 그들과 같은 나이가 되어 만나게 된 후배들,
사랑과 이별, 도전과 좌절. 그렇게 우리는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크고 작은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고, 그 경험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었죠.
이번 호의 Read Movie는 이처럼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성장 영화’ 네 편을 추천해 드립니다.
보이후드
감독: Richard Linklater / 주연: Ellar Coltrane, Patricia Arquette / 개봉: 2014. 10. 23
한 소년의 6세부터 18세까지의 12년을 담아 낸 영화 〈보이후드〉에는 정말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실제로 12년간 같은 배우들과 감독이 촬영한 영화라는 점이죠. 그래서 영화에는 CG로는 느껴볼 수 없는, 너무나도 생생한 ‘시간’이 잘 녹아 있습니다. 비단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 모두의 시간이요. 강산이 변하는 것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어린아이였던 주인공과 누나, 부모는 처음이었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것을 경험하고 성장하며 어른이 되어 갈까요?
세 얼간이
감독: Rajkumar Hirani / 주연: Aamir Khan, Madhavan / 개봉: 2016. 11. 09
겉으로는 유쾌하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영화, 세 얼간이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어른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몸은 다 컸지만, 아직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한 대학생이라는 나이, 부모님 혹은 집안 전체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다투고, 싸우며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그런 어른이들 말이죠. 그래도 영화 속 대사, ‘알 이즈 웰(All is well)’처럼 모두 잘될 거라 믿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감독: Ben Stiller / 주연: Ben stiller, Sean Penn / 개봉: 2017. 12. 27
영화의 주인공, ‘윌터’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어린 시절의 호기로움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닳아버린 지 오래고, 평범한 일상에서 가끔 ‘상상’하며 특별함을 찾는 그런 평범한 직장인이지요. 멀리 여행도 떠나본 적이 없던 그는 ‘업무상’의 이유로 아주 특별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 속에서 여러 경험과 함께 잊고 있던, 혹은 숨어 있던 ‘나’를 만나게 되죠. 그리고 영화를 대표하는 ‘Stop dreaming. Start living’(꿈은 그만 꾸고, 삶을 시작하라) 문구처럼, 현재를 살아가게 됩니다.
벌새
감독: 김보라 / 주연: 박지후, 김새벽 / 개봉: 2019. 08. 29
날기 위해 1초에 최대 90번의 날갯짓을 한다는 벌새처럼, 영화의 주인공 ‘은희’는 부단히 날갯짓을 합니다. 막내이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은 가정에서, 연인과 친구 관계에서 아주 열심히 움직이죠. 영화의 배경이자 혼란스러웠던 1994년처럼, 은희의 노력에도 모든 게 순탄치는 않습니다. 믿음에 배신당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위로받기도 하고, 큰 상실을 경험하기도 하죠. 그럼에도 시간은 똑같이 흘러갑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