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하는 광물협정 초안을 제시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나라를 팔 수는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 OO뉴스, 25. 02. 21.
원소주기율표의 란타넘(La, 57번)부터 루테튬(Lu, 71번)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Sc, 21), 이트륨(Y, 39)을 더한 17개의 원소를 희토류(稀土類)라고 부릅니다.
한자를 풀어 쓰면 ‘희귀한 흙 종류’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비교적 많이 매장되어 있지만, 경제적인 채굴이 가능할 정도로 모여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었다고 합니다.
희토류는 각각 특별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반도체부터 자동차, 배터리, 원자력, 발전기, 미사일, 의료기기 등 오늘날 첨단 산업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을 만큼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래 산업의 쌀’,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기도 할 정도로요.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채산성 있는 광산을 찾기도 어렵고, 채굴 및 정제 시 발생되는 방사선 폐기물(토륨, 우라늄 등)도 상당해 심각한 환경 오염 발생시켜 마구잡이로 채굴하기는 어렵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이 희토류 세계 최대 생산국이었지만, 환경 규제 강화로 광산을 폐쇄하며 생산량이 급감했는데요. 그 사이 중국이 적극적인 투자 및 개발로 최대 생산국 자리를 이어받았고, 현재 정제 과정까지 합치면 희토류 시장의 90%를 중국이 차지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희토류는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로 구분되는데, 그중 중희토류는 사실상 중국에서만 채굴 및 정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자원 자체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을 중단 조치를 취했는데요. 미국 역시 현재 미·중 관계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언제든지 같은 조치를 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희토류 확보 다각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채굴협정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장 지역 대다수가 현재 러시아 점령지역인 것으로 나타나 실제 개발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먼저 미국에게 점령지역의 개발권을 양도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하고,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결렬됐다가 최근 휴전 협정이 논의되는 등,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보다는 리튬이나 티타튬 같은 핵심 광물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