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 약 2500만 대 중 친환경 자동차가 150만 대를 차지했고, 그중에서 전기 자동차는 약 39만 대로 나타났습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많은 국가와 기업이 연구 및 개발하고 있는 전기 자동차, 하지만 우리에게 전기 자동차는 ‘유명한’ 존재이지만, 아직 ‘친근한’ 존재는 아닙니다. 그러나 전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 탄소중립 – 탄소 배출량을 낮추고, 배출된 탄소는 흡수하여 결국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하이브리드? 전기?
‘전기 자동차(EV)’는 오로지 전기 에너지를 사용한 ‘전기 모터’로 주행하는 차량을 뜻합니다. 즉, 전기 자동차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행 중에 매연이 발생하지 않죠. 우리는 보통 스마트폰에 충전기를 꽂는 것처럼 차량에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의 차량만 전기 자동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뿐만 아니라,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내장된 발전기를 돌려 전기 모터를 구동하는 ‘수소 자동차’도 전기 자동차의 한 종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 흔히 ‘연비가 좋은’ 차로도 잘 알려진 ‘하이브리드 자동차(HEV)’는 전기를 사용한 전기 모터와 화석연료를 사용한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고속주행 등 엔진의 효율이 높을 때는 엔진을 통해 주행하고, 출발, 저속주행 등 전기모터가 더 효율적일 때는 전기 모터를 통해 주행하게 됩니다. 덕분에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매연을 적게 배출하고, 연비도 좋은 것이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과 모터, 두 개의 구동 방식을 사용하기에 ‘순수한’ 전기자동차는 아니지만, 분명한 탄소 저감효과로 인해 친환경 자동차에 속하는데요.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은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으며, 이런 자동차는 ‘플러그드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라고 불립니다.
전기 자동차와 뗄 수 없는 숙제, 배터리와 인프라
전기 자동차의 핵심은 바로 ‘배터리’입니다. 다른 말로 ‘이차전지’라고도 하는데요. 이는 충전이 가능한 전지를 뜻합니다.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나 다른 전자기기 등에도 사용되고, 전기 자동차에도 사용되죠.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강력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전지(셀)가 안전하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묶어서(모듈) 사용하는데요. 하지만 자동차를 움직이기에는 여전히 힘도 부족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이런 모듈 여러 개를 묶어 냉각장치와 같은 제어 시스템이 달린 상자(팩)에 넣어 사용합니다.
전기 자동차가 엔진이 없는데도 더 무거운 이유도, 더 비싼 이유도 이 배터리 때문인데요. 일반적으로 배터리가 클수록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해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는데, 배터리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소재의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온도 변화에 따라 배터리의 성능이 달라지기도 하죠. 그래서 많은 기업이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숙제가 바로 충전기로 대표되는 ‘인프라’입니다.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 자동차는 약 39만 대,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약 20만 대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하면 이미 충분한 충전기가 설치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전국에 설치된 주유소는 2022년 기준 약 1만 개인데, 내연기관 차량은 2350만 대에 육박하니 말이죠.
5분 정도면 주유가 끝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 자동차는 현재 기술로 완속 충전일 때 약 6시간, 급속 충전일 경우 약 30분이 소요됩니다. 이렇듯 회전율에 차이가 있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충전기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동주택 주차장의 일정 부분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 법제화 및 신청 시 충전기 설치 지원 등 인프라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 배터리는 특성상 화재 발생 시 특수 장비를 활용해 소화해야 하는데, 소방차가 들어서기 힘든 지하 주차장에 충전기가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중요 과제 중 하나이자, 미래먹거리로 떠오른 전기 자동차. 유럽연합(EU)은 다가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하였고, 미국은 2030년까지 판매되는 차량의 50%를 전기차로 늘릴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친환경 차량 785만 대 보급 계획을 세우고, 보급 및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전력원 대부분이 화석연료인 점이나 배터리 생산, 재활용, 폐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가 우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