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의 새로운 소비법, 커미션 알아보기

어느 날, 자녀의 SNS 프로필이 독특한 그림으로 바뀌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내가 아는 우리 자녀는 그림에 재능이 없는데, 혹시나 네가 그린 거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커미션’ 맡긴 걸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 호의 핫이슈, 부모는 잘 모르는 아이들의 문화 ‘커미션’에 대해 알아봅시다!

커미션(Commission)이란?

커미션(Commission)은 주문, 의뢰, 수수료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커미션 문화에서의 커미션은 단어의 뜻처럼 ‘개인 소비자가 개인 창작자에게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결과물을 받는 행위’를 말합니다. 한 마디로 ‘주문하면 제작하는 유료 의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수요가 많은 일러스트레이션은 물론, 소설, 음악, 액세서리, 더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커미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진행될까?

최근에는 커미션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해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으며, 여전히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가진 창작자를 찾아 1:1로 소통하며 조율하고, 콘텐츠와 비용을 주고받습니다.

외주랑 어떻게 다를까?

‘비용을 지불하고 결과물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외주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커미션과 외주는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커미션외주
거래 주체개인 ↔ 개인기업/개인 ↔ 기업/개인
목적개인 소장, 자기만족상업적 이익 창출
절차온라인 SNS, 플랫폼을 통한 의뢰 (별도 계약서 딱히 없음)공식 계약서
저작권창작자에게의뢰인에게
사용 범위개인 SNS, 소장 등 제한적, 비상업적 사용상품 제작, 광고, 출판 등 상업적 사용
평균 비용비교적 저렴고가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저작권’입니다. 보통 의뢰인의 개인 만족을 위해 진행되는 커미션의 경우 결과물의 저작권이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에게 있는 반면, 상업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콘텐츠를 주고받는 외주는 계약서 내용에 따라 결과물의 저작권까지 의뢰인에게 양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왜 커미션을 하는 걸까?

미디어의 시대에 걸맞게 소화하기도 어려울 만큼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오늘날, 게다가 의뢰인에게는 별다른 권리도 없는 커미션인데 왜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공식’이 뭘 알아!

어떤 콘텐츠에 푸욱 빠지게 됐다면 이른바 ‘공식’이라 불리는, ‘원작을 소유한 기업’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로는 성에 차지 않는 순간이 찾아오게 됩니다. 이런 방향도 좋을 거 같고, 저렇게 수정해 보고 싶고, 새로운 이야기도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공식이 해 주지 않으니, 내가 콘텐츠를 기획해 보고 커미션을 통해 실제로 구현해 즐기며 만족감을 얻는 거죠. 수동적인 소비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랍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순간

애석하게도, 내 머릿속에 있는 이 번뜩이는 기획안을 직접 구현할 수 있는 재능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재능을 지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다면 어떨까요? 비록 비용은 좀 필요하겠지만, 내가 원하던 콘텐츠가 세상에 등장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물론 반대로, 손재주가 있는 아이들은 직접 창작자가 되어 커미션을 받아 소소한 용돈벌이는 물론, 진로를 향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One and Only, 단 하나뿐인 콘텐츠

소비자와 창작자가 1:1로 매칭되어 진행되는 커미션 결과물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맞춤 콘텐츠입니다. 내가 원하는 주제의,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커스텀한, 오로지 나를 위한 콘텐츠를 가질 수 있다는 매력도 커미션을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나만의 콘텐츠!

아이의 슬기로운 커미션 지원하기

아이들이 커미션을 왜,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이제 얼추 알겠는데, 부모로서 자녀가 혹여 사기를 당하지는 않을까, 이상한 사람을 만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금지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죠. 아이들의 건강한 취미 생활을 돕기 위해 부모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즐기는 건 좋지만, 안전이 제일이다

✅ 포트폴리오 함께 확인해 보기

창작자의 과거 작업물의 수준이나 다른 의뢰인의 평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커미션 중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문제, 소통, 사기 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자

서로 간의 대화 내용은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상황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구두보다는 메시지나 이메일 등을 활용해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 안전 거래

안전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계좌이체로 거래해야 할 경우 상대방의 계좌인지 꼭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상대가 추적하기 어려운 문화상품권이나 기프티카드 등으로 결제를 요구할 경우에는 거래를 피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다시 한번, 저작권 체크!

✅ 돈 냈으니까 내 거 아냐?

보통 커미션에서는 의뢰인이 작품을 약속된 범위 내에서 사용할 권리를 얻습니다. 따라서 받은 콘텐츠를 굿즈로 만든다거나, 수익이 나는 유튜브 채널 등에 활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별도로 협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정이나 편집 역시 침해 여지가 있으므로, 관련 내용을 잘 살펴보고 아이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 2차 창작의 회색지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커미션 의뢰는 저작권에 있어 꽤 복잡한 영역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원작자의 저작권 침해로 여겨지지만, 원작자의 2차 창작 가이드라인에 따라 어느 정도 용인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런 2차 창작물을 원작의 권리를 침해할 정도로 사용할 경우에는 충분히 법적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녀의 ‘커미션’ 활동은 낯선 세상처럼 보이지만, 무조건 막기보다 이해하고 들여다보면 새로운 소통의 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통제하는 ‘감시자’가 아닌,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자녀의 관심사를 함께 탐험하는 ‘가이드’가 되어줄 때, 우리 아이 역시 즐거움을 책임감 있게 누리는 현명한 디지털 시민으로 한 뼘 더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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