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카페인, 집중력을 빌려 쓰는 아이들!

시험 기간을 앞둔 아이들의 옆에는 항상 형형색색의 에너지 드링크가 놓여 있습니다. 너무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는 건 어렴풋이 알지만, 곧 시험이라며 눈을 비비는 아이에게 그저 “적당히 하고 자”라고만 할 수도 없는 게 우리 부모님들인데요. 하지만 안쓰러운 마음에 모른 척 넘기기엔,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주 3회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청소년은 4명 중 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섭취량이 더 증가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만나 본 아이들의 목소리가 그 통계를 뒷받침하고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어쩔 수 없잖아요.
친구 중에 한 명은 아예 집에 에너지 드링크만
채운 냉장고를 두고 먹기도 하더라고요.”
고등학교 2학년, 박OO
중학교 3학년, 김OO
“마시면 뭔가 힘이 나는 거 같아서 자주 마셔요.
친구들도 뭐 별 생각 없는 거 같아요.”

청소년의 하루 카페인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2.5mg입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드링크 한 캔(카페인 함량 약 65~100mg)이면 보통 청소년의 권장 섭취량의 절반을 훌쩍 넘으며, 대용량 커피(약 200mg)나 고카페인 음료를 마실 경우, 단번에 권장량을 크게 초과해 버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카페인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피로를 쫓아내고,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카페인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피로를 느끼지 못하도록 ‘마비’시키는 것에 가깝습니다.

우리 뇌에는 피로가 쌓이면 ‘이제 쉴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작용합니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이 제 할 일을 못 하도록 방해하여 뇌를 속입니다. 덕분에 잠시 동안 각성 효과를 얻게 되며 피로감을 줄이고 집중력을 상승시키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미뤄두었던 더 큰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아이들은 또다시 카페인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더 큰 피로를 이겨 내기 위해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카페인 의존성, 즉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평소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던 자녀가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은 날 유독 무기력하거나 짜증을 내고, 두통을 호소한다면 단순한 컨디션 난조가 아닌, ‘카페인 금단 현상’일 수 있음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 잠깐의 낮잠이 더 도움된다?
카페인으로 억지로 깨어 있는 1시간보다, 뇌가 잠시 쉴 수 있는 15~20분의 짧은 낮잠이 집중력과 기억력 회복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할 때는 “딱 15분만 눈 붙이고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해볼까? 엄마가 시간에 맞춰 깨워 줄게.”라고 제안해 보세요.
▶ 책상 위 음료 바꿔 주기
습관처럼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나 커피 대신 시원한 얼음물 한 잔, 정신을 맑게 해 주는 멘톨 성분의 페퍼민트 티, 혹은 피로 해소에 좋은 새콤달콤한 오미자차를 건네 보세요.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 과일 간식도 훌륭한 에너지원이 됩니다.
▶ 비난보다는 진심 어린 걱정 건네기
‘나 전달법(I-message)’을 활용해 대화해 보세요. “늦게까지 공부하려니 많이 힘들지? 네 마음은 알지만, 엄마는 이 음료가 네 건강을 해칠까 봐 너무 걱정이 된단다.” 부모의 솔직한 걱정과 사랑이 전달될 때,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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