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주도 학습센터도 계획 수립·점검 지원…실행이 어려웠던 원인 따라 도움 달라져야
교육부의 자기주도 학습센터 사업에는 학생의 계획 수립과 실천 과정을 돕는 학습관리자가 포함돼 있다. 학생에게 공부할 공간과 자료를 제공하면서 학습계획부터 점검·상담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에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들어간다. 가정에서도 부모의 개입 범위를 판단할 때 살펴볼 대목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 30일 올해 자기주도 학습센터 52곳을 새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선정한 48곳을 포함해 전국 100곳으로 확대하는 규모다. EBS 안내에 따르면 신규 센터는 오는 10월부터 순차 운영될 예정이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습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학습 코디네이터가 학생별 계획과 진행 상황을 함께 점검한다.
자기주도학습을 돕는 일은 학생에게 맡길 부분과 가르쳐야 할 부분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한다. 계획을 세웠다는 이유로 실행에 필요한 방법까지 알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반대로 어른이 공부할 순서와 분량, 수정할 내용까지 모두 정하면 학생이 자신의 학습을 판단할 기회는 줄어든다.
영국 교육근거재단(EEF)은 메타인지와 자기조절학습에 관한 연구를 정리하면서 학생에게 학습을 계획하고, 진행 상황을 살피고, 결과를 평가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가르칠 것을 권고한다. 교사가 문제를 해결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여주고, 학생이 스스로 적용하도록 돕는 역할도 강조한다. 이는 학교 수업에 관한 근거지만,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할 때 공부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계획을 지키지 못한 상황을 나눠 보면 필요한 도움의 차이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수학 문제 열 개를 풀기로 했는데 세 개만 끝냈다고 가정해보자. 완료한 개수만 확인하면 일곱 개를 더 풀라는 지시로 점검이 끝날 수 있다. 그러나 학생이 어디에서 시간을 썼는지에 따라 다음에 할 일은 달라진다.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같은 문제에 오래 머물렀다면 해당 개념의 설명이나 풀이 과정에 대한 지도가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풀 수 있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문제당 소요시간과 하루 학습량을 다시 따져볼 수 있다. 다른 과제와 시간이 겹쳤다면 이미 정해진 일정을 확인해 공부 순서와 시간을 조정하는 문제가 된다. 같은 ‘미완료’라도 분량을 늘리거나 공부 시간을 연장하는 것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첫 개입은 학생이 막힌 지점을 설명하도록 돕는 것이다. ‘왜 못 했느냐’는 질문을 ‘어느 문제에서 오래 걸렸는지’, ‘예상한 시간과 실제 걸린 시간이 얼마나 달랐는지’로 구체화할 수 있다. 학생이 이유를 찾기 어렵다면 문제를 함께 살펴보거나 시간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교과 내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면 교사에게 질문할 부분을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확인한 원인은 다음 계획에 반영돼야 한다. 상상코칭이 소개하는 ‘공부9도’의 주간 점검도 이 과정에 해당한다. 프로그램 안내에 따르면 학생은 코치와 함께 세운 계획의 실천 여부를 기록하고, 주말에는 한 주의 학습 상황과 계획대로 되지 않은 원인을 함께 살펴 다음 주 학습 방법을 찾는다.
가정에서도 점검을 마친 뒤에는 학생이 바꿀 내용을 정하도록 도울 수 있다. 개념을 먼저 복습할지, 하루 분량을 줄여 다시 시간을 재볼지, 다른 과제와 순서를 바꿀지 함께 검토하는 식이다. 부모는 선택에 필요한 정보와 방법을 제공하고, 학생에게는 어떤 방법을 택할지와 그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점검 뒤 학생이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지가 부모의 도움을 돌아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먼저 복습할 개념이나 조정할 분량을 학생이 짚을 수 있다면 다음 계획에 자신의 판단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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