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조사서 수시 6곳 모두 결정한 수험생 9% 불과
-절반 이상은 3곳 이하만 확정
-상향·적정·안정 배분이 최대 고민, 정시 가능선까지 함께 따져야
2027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다음 달 초 시작되는 가운데, 아직 지원 대학을 모두 정하지 못한 수험생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가 2027학년도 수시 지원 예정 수험생 7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시 지원 대학 6곳을 모두 결정했다는 응답은 9.0%에 그쳤다. 가장 많은 응답은 ‘2~3곳을 결정했다’로 40.2%였다. ‘4~5곳을 결정했다’는 37.6%였으며, 아직 지원 대학을 한 곳도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10.1%로 나타났다. 1곳만 결정했다는 수험생은 3.1%였다.
결국 2~3곳을 결정한 학생과 1곳만 결정한 학생, 아직 아무 곳도 정하지 못한 학생을 합치면 53.4%에 달한다. 수시 원서 6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수험생이 상당수라는 의미다.
■ “어디에 쓸까”보다 어려운 건 6장의 카드를 어떻게 나눌까
지원 대학을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대학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여러 대학 가운데 자신의 상황에 맞춰 지원 전략을 구성하는 일이 수험생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진학사 조사에서 가장 많은 수험생이 꼽은 고민은 ‘상향·적정·안정 지원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돼서’로 38.5%였다. 이어 ‘내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판단하기 어려워서’가 25.7%, ‘9월 모의평가를 치른 뒤 결정하려고’가 25.6%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학교나 학원의 상담을 받은 뒤 최종 결정하겠다는 응답은 7.4%, 학생부가 아직 나오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2.1%였다.
이처럼 수험생들이 지원 대학을 쉽게 확정하지 못하는 것은 수시와 정시를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신 성적만으로 대학을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학생부의 내용과 전형별 평가 방식, 수능 최저학력기준, 논술·면접 준비 여부, 9월 모의평가 이후 예상되는 수능 성적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내신이 이 정도니까 이 대학에 쓰자”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아이의 여러 전형 요소를 함께 놓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우리 아이의 6장, 먼저 ‘상향·적정·안정’으로 나눠야
지원 대학을 아직 모두 결정하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6곳을 확정하는 것보다 후보 대학을 넓게 만들어 각각의 성격을 구분하는 작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후보군을 상향·적정·안정으로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특히 안정 지원을 구성할 때는 합격 가능성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격했을 때 실제로 진학할 의사가 있는 대학인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학부모가 특히 주의해서 볼 부분이다.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선호하지 않는 대학을 ‘안정 카드’로 넣으면 수시 합격 이후 오히려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따라서 후보 대학을 정할 때는 ‘합격할 수 있는가’와 함께 ‘합격하면 갈 것인가’를 반드시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
■ 수시만 보지 말고 ‘정시에서 갈 수 있는 곳’도 함께 봐야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 정시 가능선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수시에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 지원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에 따라 수시에서 어떤 대학을 선택할지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수시 지원에서 무조건 안정적인 대학을 늘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반대로 수능 성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학생이라면 수시에서 자신의 학생부와 전형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수시 6장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시까지 연결된 하나의 입시 전략으로 봐야 한다.
■ 논술·면접·수능 최저까지 ‘대학별 조건’ 확인해야
지원 대학을 압축할 때는 대학 이름이나 전년도 입시 결과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논술이나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이라면 해당 전형을 준비할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대학마다 평가 방식과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역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이다. 학생부 경쟁력이 충분하더라도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여러 대학을 동시에 지원할 경우 대학별 논술·면접 일정이 겹치지는 않는지, 수능 직전 준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지는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학부모가 지금 해줄 일은 ‘6곳 빨리 정하기’가 아니다
원서접수가 가까워지면 학부모 역시 마음이 급해지기 쉽다. “아직도 대학을 못 정했느냐”며 자녀를 재촉하기보다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기준으로 후보군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먼저 아이가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를 정리하고, 그다음 학생부와 내신, 모의평가 성적, 수능 최저 충족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넓게 살펴볼 수 있다. 이후 후보 대학을 상향·적정·안정으로 나누고, 각 대학에 합격했을 때 실제로 등록할 의사가 있는지까지 확인하면 최종 6장을 결정하는 과정이 한결 명확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6장의 숫자를 빨리 채우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원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진학사 조사에서도 나타났듯 상당수 수험생이 아직 지원 대학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대학을 모두 결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원서접수 직전까지 막연하게 고민만 이어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후보 대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자신의 성적과 전형 경쟁력, 대학 선호도, 정시 가능선까지 함께 비교해 최종 지원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수시 6장은 ‘많이 붙을 것 같은 대학’을 고르는 게임이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대학이 어디인지, 그리고 6장의 카드에 어떤 역할을 부여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원서접수를 앞둔 지금, 학부모가 함께 점검해야 할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