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경쟁력 앞세운 대학들의 새로운 실험
-입시를 앞둔 학생·학부모가 주목할 변화
대학 학과의 모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경영학과, 기계공학과처럼 전공 중심의 학과가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 분야를 그대로 반영한 학과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역 유명 빵집 이름을 내건 학과부터 파크골프, 웹툰PD, 헤어브랜드와 연계한 학과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새로운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심당이 정규 학과로…기업이 원하는 인재 직접 키운다
대표적인 사례는 대전 우송정보대학의 ‘성심당과’다. 우송정보대와 대전 지역 대표 베이커리인 성심당은 2021년 산학협력을 통해 ‘성심당 마이스터 클래스’를 운영해 왔다. 이 과정은 현장 중심 교육과 실습을 통해 높은 취업 성과를 보였고, 수료생 대부분이 성심당으로 취업하면서 2027학년도부터 2년제 정규 학과로 확대된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부터 지원할 수 있으며, 기업이 원하는 실무 역량을 대학 교육과정에 직접 반영한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손잡은 학과는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중반 등장했던 ‘미스터피자과’와 ‘아웃백스테이크학과’는 현재 운영되지 않지만, 2011년 개설된 영남이공대의 ‘박승철헤어과’는 교육과 현장실습, 취업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며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취미가 전공으로…산업 변화 따라 학과도 달라진다
최근 신설되는 학과들은 산업 변화와 사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강동대학교는 파크골프 산업 성장에 맞춰 ‘파크골프창업경영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창업과 스포츠 지도, 관련 산업 진출을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유원대학교는 와인뿐 아니라 커피, 위스키, 맥주, 칵테일까지 식음료 전반을 배우는 ‘와인사이언스학과’를 운영 중이며, 신성대학교는 ‘준오헤어디자인과’를 통해 헤어디자이너와 메이크업, 교육 분야까지 연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백석문화대학교의 화훼플로리스트과처럼 기존 원예교육을 플라워 디자인과 가드닝으로 확장한 사례도 있다.
기업명 없이도 독특한 학과는 꾸준히 늘고 있다. 웹툰 기획자를 양성하는 웹툰전문PD 전공, 헬리콥터조종학과, 유튜버학과, 얼굴경영학과, 태권도외교과 등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전공들이 학생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학과 이름도 길어지는 추세다.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공학과,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처럼 전공 분야와 산업 영역을 함께 담은 명칭이 늘고 있다.
대학들이 단순히 학문 분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졸업 후 진출 가능한 직무와 산업을 학과명에 반영하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진로를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변화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이색 학과로 여겨졌던 반려동물 관련 학과나 경호학과 역시 현재는 전국 여러 대학에서 운영되는 일반적인 전공으로 자리 잡았다.
-취업난 속 계약학과 확대…”입시 전략도 달라진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청년 취업시장 변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월 기준 청년(15~29세) 고용률은 43.9%로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기업과 함께 교육과 채용을 연계하는 계약학과를 확대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계약학과 재학생은 지난해보다 증가했으며, 입학과 동시에 채용이 연계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증가 폭은 더욱 컸다. 교육계에서는 단순히 ‘특이한 학과’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보다 교육 내용과 취업 연계 방식, 기업의 지속성, 졸업생 진출 현황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학 이름보다 전공 경쟁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입시에서도 학과의 성격과 진로 연결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