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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첫 시험 보고 학교 떠난다”…학업중단 1만명 시대, 교실 흔드는 입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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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 일반고 1703개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1만8661명으로 집계됐다. (사진=AI생성이미지)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중간고사를 치른 학생들 사이에서 자퇴와 재입학을 고민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를 그만두면 검정고시나 정시 준비가 일반적인 선택지였지만, 최근에는 내신 성적을 다시 만들기 위해 자퇴 후 이듬해 재입학하는 이른바 ‘학년 재도전’이 새로운 입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일반고 1703개교의 학업중단자는 1만866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1만450명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고1 학업중단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입시 환경 변화와 내신 경쟁 심화를 꼽는다. 특히 202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내신 5등급제가 학생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9등급제에서는 상위 4%가 1등급이었지만, 새 제도에서는 상위 10%가 1등급을 받는다. 겉으로는 경쟁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학생들은 “1등급을 놓치면 상위권 대학 진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압박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첫 학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데 재입학을 고려해야 할까”, “한 과목 2등급이 나왔는데 의대 준비가 가능하겠느냐”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자퇴 후 한 살 어린 학생들과 다시 고1 생활을 시작하는 선택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구의 한 학생은 지난해 자퇴한 뒤 올해 다른 학교에 재입학했다. 그는 “원하는 진로를 생각하면 첫 학기 성적이 너무 아쉬웠다”며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심리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학생 역시 “몇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리면서 미래 계획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다”며 “주변에서도 재입학을 고민하는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재입학이 새로운 출발이 되기보다 또 다른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다시 학교에 들어간 학생들은 어린 후배들과 같은 교실에서 생활해야 하고, 성적을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도 안게 된다. 한 재입학생은 “두 번째 기회인 만큼 실패할 수 없다는 부담이 더 크다”며 “오히려 심리적인 압박은 이전보다 더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현장 교사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교 교사는 “예전에는 고1 때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만회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첫 시험 결과만 보고 진로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며 “교사의 상담이나 설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등급 체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경쟁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경쟁의 강도를 낮추려는 정책이 오히려 다른 형태의 입시 전략과 불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대학 서열 구조와 입시 평가 방식 전반에 대한 논의 없이 부분적인 제도 개편만 반복될 경우 비슷한 현상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5등급제 하에서는 1등급인 10% 안에 못 들면 인서울 주요 대학이 날아갔다는 불안감이 큰데 이를 극복할 대안 자체가 없다”며 “고1 때 내신의 절반가량이 결정되는 구조라 남은 기간 성적을 복구하거나 만회할 시스템이 전무하다. 그러니 1학년 때 과감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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