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상위권 변별력은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복잡한 계산보다 조건 해석과 개념 적용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일부 수험생에게는 체감 난도를 높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실시된 6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에 대해 교육계와 입시업계는 대체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고난도 킬러문항은 배제됐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의 실력을 구분할 수 있는 문항이 배치되면서 변별력은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시험은 교육과정 안에서 배운 개념과 원리를 실제 문제 해결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나친 계산량이나 사교육식 풀이 기술에 의존하는 문항보다는, 주어진 조건을 해석하고 풀이 방향을 세우는 문항이 중심을 이뤘다.
이번 수학에서 변별력은 계산량보다 문제 조건을 어떻게 읽고, 알고 있는 개념을 낯선 상황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서 갈렸다. 공통 21번과 22번, 미적분 30번처럼 풀이의 출발점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항들이 상위권을 가르는 역할을 했다.
공통과목 22번은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는 문항으로 꼽힌다. 이 문항은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에서 각 항이 만들어지는 규칙을 찾아야 하는 유형이었다. 최근 주요 시험에서 자주 거론됐던 지수·로그함수 중심의 고난도 문항과는 다른 접근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문제 구조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공통과목 21번 역시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평가됐다. 새로운 함수 설정과 그래프 조건을 함께 해석해야 하는 문제로, 단순 계산보다 주어진 조건을 연결해 풀이 방향을 잡는 과정이 중요했다. 중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도 시간 관리와 사고 과정의 정확성에 따라 결과가 갈렸을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에서는 미적분 28번과 30번, 확률과 통계 28번, 기하 28번 등이 비교적 까다로운 문항으로 거론됐다. 특히 미적분 30번은 최근 출제 경향에서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함수 추론 요소가 포함돼, 미적분 선택자 중 상위권 학생들의 사고력을 가르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답을 찾는 과정에서도 계산 자체보다 조건 해석과 개념 적용이 핵심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BS 연계율은 기존 방침대로 50% 수준이 유지됐다. 공통과목에서는 수학Ⅰ 6문항, 수학Ⅱ 5문항 등 총 11문항이 연계됐고,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에서는 각각 4문항씩 연계 출제됐다. 다만 단순 반복 출제가 아니라 개념과 원리, 자료와 상황을 변형하는 방식으로 출제돼 학생별 체감 연계도에는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과목의 예상 등급컷도 윤곽을 드러냈다. EBSi가 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발표한 예상 1등급컷은 표준점수 기준 국어 130점, 수학 131점이었다. 원점수 기준으로는 국어 화법과 작문 96점, 언어와 매체 95점, 수학은 확률과 통계 92점, 미적분 87점, 기하 88점으로 제시됐다. 영어는 절대평가 과목인 만큼 기관별 분석에 차이가 있지만, 1등급 비율 전망이 낮게 제시되면서 수험생 체감 난도가 높았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입시업계는 이번 6월 모의평가를 단순 점수 확인에 그치지 말고, 남은 수능 준비 방향을 점검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수학은 새로운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조건을 정리한 뒤 풀이 전략을 세우는 훈련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상위권 학생의 경우 21번·22번·30번처럼 풀이의 출발점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항에서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할지도 점검해야 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이번 모의평가는 등급컷보다 오답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자녀가 틀린 문제가 단순 계산 실수였는지, 개념 이해가 부족했는지, 문제 조건을 읽는 과정에서 막혔는지에 따라 남은 기간 학습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점수 자체보다 어떤 유형에서 시간이 지체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후 학습 전략을 세우는 데 더 중요하다.
이번 6월 모의평가는 9월 모의평가와 11월 수능의 출제 방향을 가늠할 첫 평가원 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킬러문항 배제 기조 속에서도 변별력이 유지된 만큼, 남은 기간에는 단순 문제풀이 양보다 오답 원인 분석과 조건 해석 훈련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