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코칭
김동진 선생님
독서 논술 학원을 오랫동안 다닌 학생을 만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은 많이 읽었다고 했는데, 모의고사를 풀어 보니 45문제 중 30번까지 밖에 풀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문제를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죠.
학생에게 물어보니, 학원에서 책을 많이 읽게 시켜 대충 읽고 줄거리만 파악하고, 느낀 점만 쓰는 상황이 반복되고 습관이 되어, 세부 내용을 물어보는 비문학 지문, 현대소설 문제에서 계속 내용과 문제를 비교해 오래 걸리는 상태였습니다.
교육과 연결 지어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인 ‘문해력, 과연,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서 단순히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 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많은 책을 읽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최근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내용 파악이 전혀 되는 경우
- 세부 내용에 집중해서 전체 내용 파악이 안 되는 경우
1번 유형은 주로 중하위권, 2번 유형은 상위권 학생들이 많은데, 오늘은 1번 유형의 학생들을 위주로 말하고자 합니다.
1번 유형인 아이들은 보통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제대로 안 잡힌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재미있게 접해야 하는데 반강제적으로 책을 읽다 보니 거부감이 생기거나 다른 분야(디지털 기기, 미디어 등)에 관심이 많아서 소홀히 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책을 읽으려면 우선 자신의 흥미나 관심사와 관련하여 책 1권을 선정하고, 여러 번 읽으면서 내용을 정리해 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부모가 함께 서점을 가되, 책을 고를 때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선정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독서 환경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녀가 어리다면 텍스트만 있는 책보다는, 만화 책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전문가가 쓴 글들은 형식적인 측면이 비슷하기 때문에 1권을 반복해 읽어도 글이라는 매체의 구조 파악은 물론, 다양한 어휘를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르는 어휘나 내용은 따로 정리해 보고, 파트별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핵심 내용들 파악해 보는 작업을 함께해 보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이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