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는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게 아니다

49_커로

상상코칭 진학전략연구소
김광훈 수석 연구원

 “어머니께 진로 이야기를 들었는데, 상상이가 요리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던데. 맞니?”

 “네. 요리하는 것이 재미있고 흥미가 있어서 그 방향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어떤 요리사를 생각하고 있어?”

 “아직은 그냥 요리하는 것만 생각하고, 어떤 직업이나 일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그러면 한번 요리와 관련되는 일적인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같이 생각해 볼까?”

 “네. 그런데 요리사는 식당의 주방에서 일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영역이 없지 않을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요리라고 하면 ‘음식을 만드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번 사례의 상상이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사회가 바뀌고, 산업구조가 다양화되면서 같은 역할이지만 자신이 어떤 영역과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위 학생의 경우, 상담을 하는 초기에 이런 대화를 나눌 때 대입에 대한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신 조리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었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바로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상상이에게 현재 요리사가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영역을 보여주었죠.

 “선생님. 생각을 해 봤는데, 저는 요리사로 일을 하면서 저만의 전문 식당을 경영하고 싶어요.”

 “그러면 자격증을 취득해서 요리를 하는 것만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

 “우선 식당에 취업해 배우면서 그 식당의 경영 방식이나 운영 방식을 배우면 되지 않을까요?”

 “음, 곧바로 실무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대학에서 보다 전문적인 공부를 해 보는 건 어때? 더 다양한 요리에 대한 이론도 배우고, 경영에 대한 것도 배울 수 있고.”

 “요리 관련 학과로 진학했는데 경영에 대한 것도 배울 수 있나요?”

 “복수전공 과정을 잘 활용하면 가능하지.”

 상담 후 학생은 대입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관련 대학을 알려주었습니다. 우선 국내 대학으로 세종대학교 글로벌조리학과, 경기대학교 관광학부 외식조리전공, 경희대학교 조리산업학과, 우석대학교 외식산업조리학과, 경북대학교 식품외식산업학과 등이 있고, 외국의 유명한 대학은 호주의 르 꼬르동 블루, 일본의 츠지조리사전문학교, 미국의 존슨앤웨일즈대학, 프랑스의 폴 보퀴즈 요리 학교와 같은 학교가 있습니다.

 “선생님, 국내 대학의 진학과 외국 대학의 진학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국내 대학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대학 진학 방법과 유사해. 하지만 대학별 입학전형은 확인해 봐야 하지. 외국 대학의 경우, 예를 들면 르 꼬르동 블루는 고등학교 졸업장과 성적표, IELTS나 토플 등의 어학 시험 자격이 필요해. 그리고 기본적인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프랑스어나 스페인어 등의 언어도 하나 더 공부하면 좋아. 또 전문적인 경영에 관한 과정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어.”

 “르 꼬르동 블루 같은 경우 졸업하면 어떤 혜택이 있어요?”

 “해외에서 인턴십이 가능하고, 호주 르 꼬르동 블루는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취업도 같이 연결해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어. 세계적 명성을 지닌 학교인 만큼, 명예도 장난 아니지.”

 “국내 대학을 졸업하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될까요?”

 “자격증만 가지고 취업을 하는 경우와는 달라. 예를 들어 자격증만 가지고 취업하는 경우 맨밑의 일부터 시작을 해야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경우 중간 단계의 일부터 시작할 수 있어서 기회를 조금 더 빨리 잡을 수 있지.”

 “조만간 선택 과목을 정해야 하는데, 어떤 과목이 좋을까요?”

 “일반 선택 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Ⅰ, 화학Ⅰ, 보건학, 환경, 심리학, 실용경제,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같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고, 진로 선택 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Ⅱ, 화학Ⅱ, 생활과 과학, 가정과학 등을 선택하면 도움이 되지.”

 “화학은 생각도 못했는데, 화학도 필요하군요.”

 과목 선택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일반 선택 과목과 진로 선택 과목의 이수단위를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적을 높게 받기 위해서 진로 선택 과목만으로 채우는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진로 선택 과목의 반영에 있어 과목의 개수나 성적 반영의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택 과목에서 점수를 얻기 어렵다고 진로에 필요한 과목을 피하는 것은 훗날 대입 평가 단계에서 좋지 않게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생님, 그럼 대학에서는 어떤 과목을 배우나요?”

 “당연히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과 과목들을 배우지, 조리기초실습, 호텔외식조리경영실무, 외식영양과건강, 외식산업경영론, 식품관련법규, 문화엔터테인먼트관광, 음식과 평론 등의 과목을 배우게 될 거야.”

 “단순히 요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관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네요.”

 학생의 진로에 있어서 단순히 대학을 선택하는 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것과 그것의 유불리를 같이 생각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이 전부인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대학을 자신의 꿈을 펼치는 중요한 과정의 하나로 인식하고 그 다음까지도 생각하면서 대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생님, 통합사회 수행평가로 사회 변화와 관련된 소재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요. 근데 이걸 진로와 연결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상생활이나 교과과정에서 배운 것 중에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흠, 지난주에 아이스크림 먹었다가 배탈이 났었는데, 이런 것도 소재로 쓸 수 있나요?”

 “당연하지. 그럼 ‘얼죽아’처럼 겨울에도 차가운 음식을 먹는 요즘 문화와 그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의 특징에 대한 것을 보고서로 작성하면 좋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는 배탈이 난 원인이 아이스크림의 유통기간이 지나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내용과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공정에 관해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과에서 홍보용으로 나온 아이스크림 만드는 공정에 관한 영상을 참고하고, 아이스크림의 성분을 탐색해 봤습니다. 그리고 냉동 상태의 음식이 부패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참고 도서로는 《아이스크림》(한상헌)이라는 책을 활용하였습니다.

 또한 음식의 특징이나 종류에 따라 섭취 가능한 기간의 변화 등에 대해 학습한 내용과 더불어, 음식을 더 건강하게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의 연구를 통해 식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이후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아이는 여러 개의 확장 탐구 주제를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의 부패 과정에 대한 내용에서 화학과 연결 지어 보기, 일반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화학 요소에 대한 탐색, 우리의 전통 음식인 간장, 고추장, 된장, 젓갈 등은 어떻게 부패를 막고,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 되는지에 관한 원리 탐구처럼 말이죠. 뿐만 아니라 인문ㆍ사회적 내용에서 이런 음식들이 가지는 문화적 또는 정서적 가치 등에 대해서도 탐구를 확장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수행평가 활동에서 다른 과목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활동으로 연계할 뿐만 아니라, 지식의 확장도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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