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의 단골손님 중 하나인 금리(金利), 매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인하 한마디에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도 주요 뉴스로 다뤄집니다. 0.1%, 0.25% 등 소수점 단위로 조금씩 움직이는 저 퍼센트가 무슨 의미이길래 그러는 걸까요?
금리는 돈에 가격표를 붙인다
금리는 우리가 ‘돈을 빌리거나 맡길 때 대가로 지불하거나 받는 이자율’을 말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돈을 사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기 쉽게 퍼센트(%)로 표현한 것이죠!
우리가 일상에서 금리를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은행’입니다. 은행은 예금을 맡기는 사람들의 돈을 모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중개 역할을 하는데요. 이때, 금리로 돈에 가격표를 붙여요. ‘우리 은행에 예금하면 연 3%의 금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은행은 연 5% 금리로 대출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이죠.
돈을 빌린 사람은 돈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대가로 은행에 금리에 따른 ‘이자’를 지불해야 해요. 또한, 은행은 돈을 맡긴 사람에게도 ‘돈을 빌려줄 수 있게 해 준 대가’로 금리에 따른 이자를 지급합니다. 이렇게 대출을 해 주고 받는 이자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이자의 차이가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데, 이게 보통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유랍니다.
어떻게 보면 은행도 우리가 자주 가는 편의점처럼,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라고 할 수 있어요. 단지 그 물건이 ‘돈’일 뿐이죠. 편의점에 있는 상품에는 모두 소비자 가격이 붙어 있고, 우리는 그 가격을 보고, 구매를 할지 말지 결정하잖아요? 취급 물품이 돈인 은행에서는 이 소비자 가격의 역할을 금리가 한다고 볼 수 있어요.
모든 금리의 기준, 기준금리
같은 상품이라고 해도 편의점마다 프로모션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는 것처럼, 금리도 은행마다 달라요. 대출과 예금이라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시장의 상황에 맞춰 변경되는 금리를 ‘시장금리’라고 해요.
그런데 이 시장금리가 완전히 시장 상황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건 아니에요. 기준이 되는 기둥이 있거든요. 바로, 각국의 중앙은행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가 그 주인공이에요. 기준금리는 은행들의 은행, 중앙은행이 다른 은행과 거래할 때의 금리인데,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금리는 보통 이 기준금리를 뜻해요.
이렇게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의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덕분에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가거나, 너무 높아지지 않게 만듭니다. 금리의 최후 방어선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금리를 왜 올리고 내릴까?
그렇다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왜 기준금리를 인상·인하할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국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입니다. 물가나 경기가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고,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소비와 투자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거나 경기가 과열될 때 금리를 인상합니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규 대출이 줄어들고, 돈이 시장이 아닌 예금으로 흘러가 결국 시장의 통화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경기 침체나 물가가 너무 하락할 경우에는 금리를 인하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소비와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게 해 경제를 활성화 합니다.
이렇게 국가는 금리로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데, 사실 금리는 물가뿐만 아니라 ‘환율’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요. 우리나라의 금리가 인상되면 외국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자본을 우리나라로 유입시켜 원화의 가치가 상승, 환율이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면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여, 환율이 상승하게 돼요. 이게 우리나라가 세계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이유랍니다.
이처럼 금리는 단순히 경제 뉴스 속 숫자가 아니라, 우리 삶을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다음에 금리와 관련된 뉴스를 보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번 결정은 내게 어떤 영향을 줄까?’하고 말이에요. 오늘은 조금 얕게 살펴보았지만, 금리는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경제’를 이해하는 시야를 넓혀주는 힘을 길러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