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왜?’를 ‘아하!’로 바꾸는 부모의 세금 코칭

아이에게 한 번 이렇게 질문해 보세요. “만약 우리 동네에 불이 났는데, 소방서를 짓는데 돈을 내지 않은 사람 집에는 소방차가 출동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아마 아이들 대부분은 “불공평하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안전 평등 미래 경찰·소방·군대 학교·도서관· 의료·돌봄 인프라·기술·환경

이렇게 꼭 필요한 공동의 서비스를 국가가 대신해 주는데, 이때 필요한 돈을 국민 모두가 조금씩 모으기로 한 약속이 바로 ‘세금’입니다. 아주 커다란 공동의 저금통인 것이죠.

이렇게 커다란 저금통에 모인 돈으로, 우리는 오늘도 깨끗한 도로와 공원, 양질의 교육, 안전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저금통에는 돈이 어떻게 채워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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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세금 ‘간접세’
자녀에게 ‘너도 오늘 세금을 냈어!’라고 말하면, 아마 깜짝 놀랄 겁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세(부가세)’인데요. 하지만 이 부가세는 우리가 직접 나라에 내는 건 아닙니다.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받아 모아두었다가 대신 국가에 내 주거든요. 이렇게 간접적으로 내는 세금을 ‘간접세’라 부르며, 우리가 무언가를 구매할 때 내는 가격표에 숨어 있는 세금 대부분이 간접세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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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내는 ‘직접세’
가게 주인이 대신 내 주는 게 간접세라면, 직접세는 말 그대로 내 이름으로 나라에 직접 내는 세금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소득세’가 있죠. 내가 번 돈이나 가지고 있는 자산에 따라 세금을 매기고, 직접 내기 때문에 보통 세금하면 직접세를 떠올리곤 합니다.

이 글의 설명은 아이들이 세금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화한 것이니, 정확한 구분이라기보다 첫 개념을 잡는 교육용 설명으로 이해해 주세요.

‘우리 모두를 위해’라고 답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물음표가 떠다닙니다. 개중에는 세금과 관련해 보다 더 깊은 의미와 주제를 꿰뚫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당황하지 않고, 아이들의 시각을 더 넓혀 줄 수 있는 답변을 준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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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안 내면 안 되는 거예요?”
세금의 필요성과 공공 서비스에 관한 개념을 가르쳐 줄 기회입니다. 단순히 ‘벌을 받는다’라고 답하기보다는, 한 번 모두가 세금을 내지 않는 세계를 가정해 보세요. 움푹 파인 도로는 어떻게 보수해야 할까요?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경찰관과 소방관은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세금을 안 내면 당장 ‘나’는 편할지 몰라도, 결국 우리 ‘모두’가 불편해지고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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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내요?”
‘모두가 똑같이 내는 게 공평하지 않은가?’라는 아이의 질문은 실제로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세금 제도 중 하나인 ‘비례세’와 같습니다. 또 다른 제도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더 높은 비율로 내는 ‘누진세’가 있죠.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방식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금은 안보, 치안, 교육, 복지, 인프라 등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곳에 쓰인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습니다. 따라서 나라가 어떤 세금 제도를 선택할지는 사회가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임을 알려 주세요.
  • 우리나라는 ‘누진세’ 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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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맨날 뉴스 볼 때 ‘세금을 저런데 쓰다니!’라고 하잖아요!”
세금은 국민이 함께 낸 돈이기 때문에,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국민 모두가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는 매년 예산을 공개하고, 국회와 감사원 등 여러 기관이 사용 내역을 점검합니다. 아이의 말처럼, 세금이 잘못 쓰이는 것은 세금을 내지 않는 것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죠.

따라서 아이에게 “세금은 나라의 돈이면서 동시에 국민 모두의 돈이야. 그래서 국민이 묻고 확인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라고 알려 주세요. 세금은 단지 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시민의 역할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해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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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말고, 그냥 돈을 더 만들면 되는 거 아니에요?”
나라가 돈을 더 찍어 내면 겉보기엔 모두가 부자가 된 것 같겠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는 건 아니에요. 공부를 한 친구나 안 한 친구나 모두 100점을 맞게 되면, 그 시험은 ‘실력을 평가’하는 가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돈도 마찬가지로, 돈을 마구 찍어 내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56호에서 다룬 적이 있어요!).

세금은 이렇게 돈의 가치를 지키면서, 나라에 꼭 필요한 일을 할 돈을 모으는 ‘안전한 약속’입니다. 즉, 돈을 더 찍는 건 문제를 푸는 방법이 아니라,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세요.

이처럼 세금은 단순히 돈을 내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맺은 신뢰의 약속이자,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공동의 운영비입니다. 누군가는 조금 더 내고, 누군가는 덜 낼 수도 있지만 그 목적은 모두 같습니다. 바로 ‘함께 안전하고 공정하게 살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 저녁, 세금이라는 주제를 어려운 숙제처럼 생각하기보다는, “우리 동네 가로등은 누가 켰을까?”처럼 아이와 함께 정답을 찾아가는 ‘즐거운 대화’의 주제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요? 그 대화 속에서 아이는 세상을 보는 눈을, 부모는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을 한 뼘 더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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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에서 ‘숨은 세금’ 찾기
오늘 받은 마트나 편의점 영수증을 꺼내 ‘부가세(VAT)’ 항목을 함께 찾아보세요. “우리가 오늘 ‘공동 운영비’로 OOO원 냈네!”라고 말하며, 우리가 이미 사회에 참여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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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세금 혜택’ 찾기
산책을 하며 ‘가로등’, ‘CCTV’, ‘깨끗한 길’, ‘동네 도서관’ 등 우리가 낸 세금으로 누리는 ‘혜택’이 몇 개나 있는지 찾아보는 ‘보물찾기’ 놀이를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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