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진열대에 놓인 수입 제품의 가격표,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세금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관세’입니다. 물론, 물품을 수입한 기업에서 이미 국가에 관세를 내긴 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도 손해를 보고 팔 수는 없는 법. 결국 최종 가격에 관세만큼의 가격이 포함되기 때문에 물품을 사는 순간, 우리도 관세를 조금씩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의 경제 한 입!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관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왔으니, 입장료를 내셔야지!
관세(關稅)는 국경을 넘나드는 물건에 붙는 세금을 말합니다. 크게 수입품에 부과하는 ‘수입관세’, 수출품에 부과하는 ‘수출관세’, 나라를 거쳐가는 품목에 부과하는 ‘통과관세’로 나눌 수 있는데요. 보통 우리가 말하는 관세는 수입관세를 뜻합니다. 산 넘고 물 건너온 건 좋은데, 우리나라에 왔으니 ‘입장료’를 내라는 것이죠.
우리가 나이나 인원수로 입장료를 계산하는 것처럼, 관세도 수입품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관세’와 무게나 개수에 따른 ‘종량관세’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둘을 조합한 ‘복합관세’도 있죠. 어떤 품목에 어떤 방식으로 세금을 매길지는 국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 관부가세 내야 들어가지…
국가는 왜 관세를 거두는 걸까?
정부 재정 수입 확보
관세는 나라와 국민을 지켜야 할 정부의 주요 세금 수입원입니다. 마치 박물관이 입장료를 거둬 박물관을 관리하는 것처럼, 관세로 거둔 돈 역시 국가를 운영하는 데 사용됩니다.
국내 산업 보호
외국 상품이 국내에서 만든 상품보다 훨씬 싸게 팔리면 국내 상품은 경쟁력을 잃고, 최후에는 시장에서 상품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데요. 이때 관세로 외국 물건의 가격을 조절해 국내 상품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서로의 무역 균형 맞추기
관세는 국가 간의 무역에 있어 균형을 맞추는 도구로도 사용됩니다. 서로의 이해 관계에 따라, 특정 품목의 관세를 올리고 내려 서로가 이득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줘요
만약 우리나라의 관세가 높아지면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높은 관세는 일반 소비자에게 관세의 ‘국내 산업 보호’ 측면에서 이득이 될 수도 있어요. 이를테면 국내 기업이 높은 관세로 국내 시장에서 보호받으며 살아남으면 기업의 일자리가 유지되고, 여기에 적절한 투자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면 언젠가 좋은 품질의 저렴한 국산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수 있죠.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한 우리네 입장에서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긍정적인 면이기도 합니다.*
*1930년, 대공향에 허덕이던 미국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2만개가 넘는 수입 에 아주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스무트 홀리법’을 제정했습니다. 이에 다른 국가도 마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결국 세계 무역량이 줄어 들며 대공황이 약화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혼란스러운 세계 관세 갈등!
오랫동안 이어진 미중 무역 갈등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더욱 커지는 듯했지만, 최근 무역회담에서 서로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하고, 유예 기간을 가지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4월부터 도입된 10% 기본 관세와 일부 품목의 높은 관세(25%)는 이미 적용되고 있는데요. 이에 4월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작년 대비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문제가 이곳저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숫자처럼 보이지만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이자, 외교는 물론 우리 일상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관세, 최근에는 보편적인 관세뿐만 아니라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탄소 비용을 추가하는 ‘탄소 국경세’,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디지털세’ 등, 국경을 넘나드는 다양한 이해 관계와 목적에 따라 ‘새로운 관세’라 불리는 제도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