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겸임교수
오정근 코치
‘‘네가 다시 해 본다고 뭐가 달라지겠니?”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위와 같이 말하는 것은 사람을 고정시켜 놓고 바라보는 ‘고정마인드’에 해당한다. 누군가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여 말하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기분이 왜 나쁠까? 그것은 바로,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비록 눈에 보이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자기 안의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왜 슬프거나 화가 나고 답답할까? 그것 역시,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더 잘하고 싶고, 더 잘되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본성은 늘 성장을 원한다. 이것을 인본주의 심리학의 대가,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자기실현의 욕구’라 정의했다. 자기실현 욕구는 욕구 5단계 가운데 가장 꼭대기에 있는 욕구다. 그 아래쪽으로 자존과 인정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안전과 안정의 욕구, 생리적 욕구가 차례로 자리한다. 그런데 ‘자존과 인정의 욕구’ 아래쪽은 모두 결핍 욕구에 해당한다. 즉, 욕구가 부족한 상태에 머물면 그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반면에 자기실현 욕구는 성장 욕구이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끼면 결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잘 해내고자 하는 욕구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는 자녀가 스스로 알아서 잘하고자 하는 동기 상태에 머물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부모, 코치, 선생님의 역할은 인정이나 칭찬과 격려, 지지 그리고 응원이나 칭찬과 같은 행동으로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어야 한다.

”너도 잘하고 싶었는데, 이번 결과로 인해 실망스러웠겠구나. “ (공감적 경청)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개념만 이해하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해낼 것 같은데, 어때?” (인정, 지지)
“너는 요즘 너의 강점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 ” (인정, 지지)
“너는 할수 있어. 몰라서가 아니라, 단지 계산 속도가 늦을 뿐이야. ” (인정, 지지)
“제대로 알기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인정, 질문)
왜 이런 표현이 도움이 될까? 모든 변화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기존 행동보다 변화된 행동을 하고자 할 때, 주변에서 응원해 주면 더 힘이 난다.
”저도 할 만큼 했어요. 아무리 노력해 봐도 안 되는걸요.”
“이건 제게 너무 어렵고 힘들어요.”
”저는 머리도 나쁘고, 제 능력이 부족한가 봐요.”
코칭 대화는 위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듯, 자녀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거나 실수를 과대평가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럴 때 어떻게 성장마인드를 갖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우선, 본인이 더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제(마인드)를 갖고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 봐도 좋겠다.
자신감이나 자존감은 실패 경험 혹은 주변의 부정적 피드백에 의해 좌우되곤 한다. 반복된 실패 경험으로부터 자포자기하는 것을 마틴 셀리그먼은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멋진 반전이 있다. 모든 사람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 낸 것이다. 대다수는 반복된 실패를 겪을 때 무기력 반응을 보이지만, 약 25%의 사람은 결과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겨 낸다는 것을 찾아냈고, 그는 이런 심리현상을 긍정 심리학으로 발전시켰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은 누구보다 본인 스스로가 힘들다. 우리 자녀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이때가 격려와 지지, 인정, 응원이 필요한 순간이라 하겠다. 만일 회복이 어렵다면 “이번에 겪는 이 일이 영원한 문제일까? 아니면 한시적인 문제일까?” 혹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인가? 혹은 너만 겪는 문제일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관점을 전환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마인드셋’이란 개념은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캐롤 드웩에 의해 소개되었다. ‘고정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지능이나 재능은 정해져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성장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은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고 보기에, 더 배우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비판에 직면하더라도 성장마인드를 지닌 사람은 비판에서 배우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성장마인드를 뒷받침해 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로, ‘마시멜로 실험’이다.
선생님이 마시멜로 한 개를 책상 위에 놓고는 4~6세의 유치원생 아이이게 “이걸 안 먹고 15분 정도 기다리면 선생님이 돌아와서 하나를 더 줄 게.”라고 했다. 결과는 참지 못하고 먹어버린 아이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먹지 않고 참아서 2개를 받은 아이는 이후에 자라서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 보다 SAT성적이나 학업 성취도 측면에서 더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이 내용이 소개되자, 수많은 학부모가 열광했다. 그러고는 아이들에게 참을성과 인내심을 요구했다. 즉, 성공요인이 성격 속에 결정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그 연구 실험 대상 인원이 너무 적었다거나, 실험 당시 아이들이 배가 고팠다거나, 어른올 불신했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기다리기 어렵다는 등 연구방법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2차 실험에서는 아이들에게 “15분간 어떻게 하면 안 먹고 참을 수 있겠니?”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눈을 감고 있겠다, 뒤돌아 앉아 있겠다, 뚜껑을 덮어 놓고 노래를 부르겠다는 등 저마다의 방법을 대답했다. 실험 결과, 2개를 받은 아이들이 늘어났다. 참을성이 커진 것일까? 아니, 참을성이 커진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듯이 더 잘 알면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성장마인드의 출발이다.
대나무가 마디마디 쑥쑥 성장하듯이, 마인드셋을 바꾸는 부모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아이들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