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코치와 학부모의 협업이 청소년을 살린다
조성진
경영학 박사, 중부대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한국코치협회 KSC, 한국융합코칭학회 회장
올 새해 첫날에도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저마다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건강과 행운, 하는 일과 바라는 것들에서의 성취, 그리고 학부모로서 자녀의 학업 성적 향상을 기원했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저마다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며 겨울방학을 만끽하고, 새 학기를 맞이해 중간고사를 치루었으며, 학부모님은 그런 자녀들을 케어하느라 여전히 바쁠 것이다. 바쁘기는 청소년 학습코칭을 진행하는 전문코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청소년 학습코칭은 다른 코칭 장르와 달리 독특한 점이 있다. 코칭의 두 주체인 학생과 코치뿐만 아니라, 코칭 계약 당사자인 학부모가 코칭 관계에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다. 즉, 전문코치와 학부모가 함께 코칭을 받는 청소년의 학습과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깊은 관심을 두는 형국이다. 그래서 학부모와 전문코치는 더 바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 다 아무리 바빠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청소년의 학습 성취와 성장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말이다.
‘청소년 학습코치’와 ‘코칭맘’!
두 주체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르고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자녀의 생각하는 힘.
즉, 상상력을 키우는 코칭 문화를 함께 협력하여 만들어 가는 것이다.
먼저, 청소년 학습코치는 ‘훌륭한 코치’가 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몇 가지 코칭 기술(Skill)만을 반복하며 코칭 경험을 쌓는 단순한 코칭 기술자(Coaching Technician)에서 벗어나, 코칭 철학을 비롯한 코칭 전반에 대해 철저히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인적인 성품을 함께 갖춘 ‘사람으로서의 코치’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코칭’과 ‘학습’ 자체에 관한 철저한 공부는 기본이고, 하얀 도화지와 같은 청소년의 영혼을 다루는 한 어른으로서 올바로 서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훌륭한 코치는 전문적인 교수자, 학습 컨설턴트, 그리고 동시에 ‘사람 코치’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청소년 학습코치의 주된 일은 학습(Learning), 코칭, 그리고 청소년과 학부모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공부여야 한다. 단순한 영어 단어 암기와 문장 독해, 수학 공식의 나열, 과학적 현상의 원리 전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습의 원리와 성공 공식, 개념학습, 완전학습, 복습과 암기 방법 등 학습에 관한 구체적이고 완벽한 체득을 바탕으로 교과목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과 학부모에 대한 이해가 병행되어야 한다. 청소년은 그냥 어린 학생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리더이자 우리나라의 당당한 주역이 될 인물이다. 게다가 학부모의 자녀 교육 동기, 불안이나 사회적 동조 등 심리적인 상황, 가정환경 등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청소년 학습코치여, 어찌 아니 바쁘겠는가? 이것들에 충실한 한 해가 된다면, 원하는 결과는 당연히 따라오리라 생각한다.
다음, 학부모는 ‘코칭하는 가족 문화’ 형성에 앞장서야 한다. 잔소리로 자녀를 다그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부모로서의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이 자신의 권위로 착각하는 시대는 더욱 아니다. 자녀의 약점을 관리하기보다 강점을 발견하고 강화하는 일에 몰두해야 하고, 자녀의 문제해결 능력과 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녀와 ‘동행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학부모는 자녀를 학습하는 기계가 아니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 즉 존재(存在) 자체로 이해하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는 자녀에게 진행되는 학습코칭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진정한 코칭이 되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코칭하는 가족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우선, 자녀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어야 할 소중한 존재이다. 아무렇게 쓰다 버리는 질그릇이 아니라, 깨지기 쉬워서 정말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 고품격 백자(白磁)이다. 자녀는 아무 생각이나 감정도 없이 그저 공부만 하는 로봇이 아니고, 부모가 이루지 못한 것을 대신 성취해 주는 문제해결사도 아니며, 부부싸움 후에 화풀이 대상이 되는 감정 노동자는 더욱 아니다. 그러니 자녀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자녀의 기질과 성격, 꿈, 하고 싶은 일(직업), 강점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부모로서 자신의 역할과 감정의 흐름, 발달과정의 심리 변화,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방법,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과 결과, 4차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른 직업 세계의 변화와 미래의 모습 등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많이 들어왔던 뻔한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다시 촘촘히 공부해야 한다. 그러니 코칭맘이여, 어찌 아니 바쁘겠는가? 이것에 충실한 한 해가 된다면, 바라는 결과는 당연히 당신과 가족의 기쁨이 되리라 생각한다.
청소년 학습코치와 청소년 학부모, 우리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위한 협업(Collaboration) 파트너이자 연대 책임을 져야 하는 어른이다.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음 세대를 물려 줄 권한을 가진 세대이다. 이제, 함께 코칭 공부를 시작하자! 코칭은 청소년인 자녀가 원하는 일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하도록 돕는 것이다. 청소년에게 일방적으로 그저 퍼 주는 것(Help)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 깨우치고 행동하도록 동행하며 돕는(Support)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청소년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찾고, 행동하게 된다. 이때 학습코치와 학부모는 청소년이 잘 생각하도록 자극하고, 그들이 생각해 낸 것에 대해 칭찬하면 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존재로서 그들을 인정하면 된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공부하는 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두 사람의 협업과 연대만이 공부에 찌든 청소년을 살릴 수 있다.
‘청소년 학습코치’와 ‘코칭맘’! 두 주체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르고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자녀의 생각하는 힘 즉, 상상력을 키우는 코칭 문화를 함께 협력하여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가정과 학습 현장에서 ‘같은’ 코칭 단어로 얘기하고, ‘같은’ 코칭 사고로 얘기하며,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동료 코치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청소년 학습코칭의 성공의 비결이다.
자, 이제 그 일을 다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