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을 읽고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코칭 전문 언론 》

“엄마도 상처받거든” 부모와 아이 관계를 지키는 경계의 힘

X 공유 밴드 공유

📌 핵심 요약

아이의 말에 상처받았을 때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을 오래 참거나 길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짧게 알아차리고 기준을 분명히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엄마는 속상해. 엄마도 존중받고 싶어”처럼 느낌과 기준을 함께 표현하면 갈등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관계의 경계를 세울 수 있습니다.

권경희
전문코치(KPC)

“엄마는 왜 그래?”

아이의 말은 아무렇지 않게 툭 던져집니다. 그 순간은 웃어넘기지만, 이상하게 그 말은 가슴에 오래 남습니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문득 떠오릅니다. 그리고 마음 한쪽이 조용히 내려앉습니다.

부모라는 이유로 우리는 종종 착각합니다. 이 정도 말에는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 성숙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부모도 상처받습니다. 다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기준으로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정을 깊이 분석하기보다, 그 순간 부모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세울 수 있는 ‘경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관계를 지키는 힘은 감정을 참는 데서 생기지 않습니다. 기준을 세우고, 이를 분명하게 표현하며 지켜 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1. 부모도 상처받는다

“엄마는 맨날 나만 혼내!”

이 말 한마디가 마음 깊이 스며듭니다. 아이에게는 순간의 감정일 수 있지만, 부모에게는 그동안의 노력과 마음이 부정당한 기분이 듭니다.

이럴 때 많은 부모는 바로 설명하려 하거나, 반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참습니다. 그러나 설명은 갈등을 키우고, 참는 것은 감정이 쌓이게 합니다. 결국 어느 순간 더 크게 터지게 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감정을 깊이 파고들기보다, 짧게 인식하고 바로 경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1
실천 방법
  • ‘지금 나는 속상하구나’ 하고 짧게 인식하기
  • 감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기
그 다음 단계는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2
기준 설정

나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상처 주는 말까지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3
표현 예시

“그렇게 말하면 엄마는 속상해. 엄마도 존중받고 싶어. 그 말투는 엄마에게 힘들다.”

4
적용 방법
  • 감정은 짧게, 기준은 분명하게
  • 설명 대신 ‘느낌 + 기준’ 구조로 말하기

2. 내 감정을 먼저 챙기기: ‘자기 인식’이라는 시작점

자기 인식이란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경계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자기 인식은 깊이가 아니라 속도와 명확성입니다. 오래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핵심 질문
  • “지금 나는 화가 난 것인가? 서운한 것인가?”
  • “이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는 맨날 나한테만 그래!”라고 말했을 때, 겉으로는 화가 나지만 실제로는 ‘서운함’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감정을 빠르게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반응은 달라집니다.
2
표현 연결

“엄마는 속상해. 엄마는 너를 도와주고 싶어서 말한 거야. 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건 엄마도 힘들다.”

3
일상 적용 방법
  • 3초 멈춤 루틴(반응 지연): 아이의 말에 바로 반응하지 말고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기. 이 3초가 감정 폭발을 막고 생각할 틈을 만들어 줍니다.
  • 감정에 이름 붙이기: 지금 내 상태를 한 단어로 말해봅니다. “나 지금 화났어.”, “속상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감정과 나 사이에 거리가 생깁니다.
  • 몸 신호 체크하기: 몸에 먼저 나타나는 반응을 확인합니다. 심장 두근거림, 얼굴 열감, 어깨 긴장 등. 몸을 알아차리면 감정 폭발 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습니다.
  • 한 문장 자기 질문: 짧게 자기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내가 왜 이렇게 반응하지?” 감정 뒤에 있는 욕구를 빠르게 인식하게 됩니다.
  • 한 발 물러서기(거리 두기): 가능하다면 잠시 자리를 벗어나거나 시선을 돌립니다. 물 한 잔 마시기, 창밖을 바라보기 등. 즉각 반응하는 대신 선택하는 힘이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은 짧게 인식하고, 행동은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대화는 점점 안정되고, 관계는 감정의 흔들림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3. 갈등 속에서 나를 지키기, 건강한 경계 설정

경계 설정이란 나와 타인을 구분하고, 내가 편안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경계 설정은 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반복되는 기준입니다. 한 번 말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상황에서 같은 기준을 유지할 때 비로소 힘을 갖습니다.

1
기준 설정
  • 나는 도와줄 수는 있지만, 대신 해 주지는 않는다.
  • 나는 필요한 지원은 하지만, 무조건적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감정은 이해하지만, 무례한 표현은 허용하지 않는다.
2
상황 적용 1

“몰라! 엄마가 해 줘!” → “엄마가 도와줄 수는 있어. 하지만 대신 해 주지는 않을 거야. 어떤 게 어려운지 같이 보자.”

3
상황 적용 2

“엄마, 나 돈 좀 줘!” → “엄마는 이유를 알고 주고 싶어. 설명 없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워.”

4
실천 방법
  • ‘나의 기준’을 먼저 분명히 하기: 아이를 바꾸려 하기 전에 ‘나는 어떤 말투까지는 괜찮고, 어디부터 힘들게 느끼는가?’를 스스로 정해 보기.
  • 감정이 아니라 ‘기준’으로 말하기: 화가 난 상태에서 말하면 흔들립니다. 짧고 분명하게 기준을 전달합니다. “그 말투는 괜찮지 않아. 지금은 대화를 멈출게.”
  •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기: 경계를 말했으면 행동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면 대화하지 않을게.” 실제로 대화하지 않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기준이 상황마다 바뀌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고, 경계는 힘을 잃게 됩니다.

또한, 한 번 감정에 치우친 반응을 했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다시 기준으로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까는 엄마가 감정적으로 말했네. 다시 이야기해 보자.”

이 한 문장은 관계를 회복시키는 강력한 시작점이 됩니다. 경계는 상대를 바꾸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반복될 때 관계는 점점 건강한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4. 부모이기 전에, 나를 사랑하기, 나를 돌보는 힘

자기 돌봄이란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나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챙기는 것을 말합니다. 경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지친 상태에서는 어떤 기준도 쉽게 무너집니다. 그래서 자기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1
기준 설정

나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맞추지는 않는다.

2
실천 방법
  • 하루 10~20분 혼자 있는 시간 확보하기: 스마트폰 없이 바람, 햇빛, 계절을 느끼기
  • 나만의 작은 취미 공간 만들기: 집 안 한쪽에 차 마시는 자리, 책 읽는 자리, 글 쓰는 자리 등
  • 손을 쓰는 취미 활동 하기: 뜨개질, 컬러링, 그림, 화분 가꾸기 등
  • 몸을 풀어 주는 가벼운 운동: 요가, 스트레칭, 필라테스나 홈 트레이닝 등
  • 나를 위한 ‘작은 즐거움’ 허용하기: 좋아하는 카페, 디저트, 향기, 음악 등
3
표현 예시
  • “엄마도 너랑 놀고 싶어. 그런데 엄마도 쉬는 시간이 필요해.”
  • 감정이 올라올 때: “지금은 바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조금 있다가 이야기하자.”
4
자기 점검 질문
  • “지금 나는 충분히 쉬고 있는가?”
  • “이 상태에서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가?”

이것은 회피가 아니라 나의 상태를 관리하는 경계입니다. 부모가 자신을 존중하는 기준을 세울 때, 아이도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과 함께 상처를 경험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처를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행동하는가입니다.

부모도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길게 붙잡지 않아도 됩니다. 짧게 인식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말로 표현하고, 일관되게 지켜 내는 것입니다.

완벽한 부모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나를 지키는 기준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이미 관계를 바꾸는 시작입니다. 나를 지키는 부모가, 결국 관계를 지켜 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무례하게 말할 때 부모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감정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짧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그 말투는 엄마에게 힘들어. 지금은 대화를 멈출게”처럼 감정과 기준을 함께 표현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말에 상처받는 것은 잘못된 일인가요?

아닙니다. 부모도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기준으로 관계를 이어갈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부모의 경계 설정은 아이를 밀어내는 행동인가요?

경계 설정은 아이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건강하게 지키는 기준입니다. 부모가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때 아이도 관계 안에서 존중과 책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 바로 대화해도 될까요?

감정이 크게 올라온 상태라면 잠시 멈추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초 멈춤, 물 한 잔 마시기, 시선을 돌리기처럼 짧은 거리 두기를 한 뒤 기준을 정리해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

권경희 전문코치(KPC)
저서 《코칭 이펙트》

35년간 학교 현장에서 만난 학생·학부모·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공감과 성장의 가치를 전하는 교육자이자 코치, 강사, 작가이다.

X 공유 밴드 공유

관련 기사

오늘의 코칭맘 Pick

2학기부터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방식이 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 선도학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제한' 시범 운영에 나서면서,

지난 호 다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