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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서 자라는 리더의 힘, 아이의 셀프 리더십을 키우는 부모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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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관계 속에서 주저하는 아이는 리더십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큰 것일 수 있습니다. 진짜 리더십은 앞에 서서 이끄는 힘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그 선택에 책임지는 태도에서 자랍니다. 부모가 대신 해결하기보다 아이의 마음을 묻고 기다려 줄 때, 아이는 관계 속에서도 자기 기준을 세우는 ‘셀프 리더십’을 키워 갑니다.

새 학기의 들뜬 공기가 차분히 가라앉은 교실. 아이들 사이에서는 조심스러웠던 탐색이 끝나고, 서로 마음결을 맞추며 ‘진짜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때가 되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깊은 질문을 꺼내기 시작됩니다.

“선생님, 제가 용기 내서 말을 꺼냈는데 친구들이 안 들으면 어쩌죠?”
“괜히 나섰다가 친했던 애들이랑 사이만 나빠질까 봐 걱정돼요.”

리더십 캠프나 임원 수련회 현장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이 질문은 당찬 포부라기보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아주 내밀한 고민에 가깝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관계가 흔들릴까 봐 망설이고 있는 것입니다.

“거절당해서 사이가 멀어지면 어떡하지···.” 하고요.

나서고 싶지만, 잃고 싶지 않은 마음

리더로 나선다는 것은 단순히 앞에 서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관계의 변화를 감수해야 하는 자리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 건, 말을 못 해서가 아니라 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리더십 캠프에서 만난 한 아이가 떠오릅니다. 그 아이는 발표를 할 때마다 얼굴이 붉어졌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도 늘 한 박자 늦게 입을 열곤 했습니다. 모둠 활동 중 의견이 크게 부딪히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했다고 느끼며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친구는 그 반응에 더 강하게 맞서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습니다.

그 아이는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말해야 할지, 그냥 넘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었고, ‘괜히 나섰다가 더 어색해지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스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가 난 친구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야, 아까 네가 말한 것도 괜찮았어.
근데 지금은 우리 다 너무 예민한 것 같아.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해 보면 안 될까?

그러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분위기는 조금씩 풀리며 대화가 이어졌고, 아이들은 다시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한 아이도 리더가 되는 순간

그 아이는 친구들을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먼저 자신의 감정을 흔들리지 않게 붙잡고 있었습니다.

처음 그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조차 망설이던 아이였습니다. 친구들의 반응에 쉽게 흔들렸고, 자신의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가 잘못했나?’라고 스스로를 탓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갈등 상황이 생기면 한 발 물러서거나,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관계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번의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의 선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많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정리해 보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를 스스로 묻기 시작했고, 그 질문을 바탕으로 말과 행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변화는 단순히 감정을 잘 참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 이상 친구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관계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관계에 휘둘리던 아이가 관계 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것을 넘어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아이로 변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 건 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목소리가 크고 앞에 나서는 아이를 떠올립니다. 그래서 조용하고 신중한 아이를 보면 “조금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는 말을 쉽게 건네게 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면 리더십은 한 가지 방식으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는 앞에 서서 이끌고, 어떤 아이는 관계를 조율하고, 어떤 아이는 갈등 속에서 흐름을 다시 연결합니다. 특히 조용하고 내향적인 아이일수록 관계를 더 깊이 느끼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리더십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리더십은 단순히 앞에서 이끄는 힘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힘은 관계 속에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며, 타인의 생각과 연결해 함께 방향을 만들어 가는 힘, 이것이 바로 리더로 자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한 가지 더 일어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해 본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는 점점 타인의 반응에만 맞추는 관계에서 벗어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따라가거나 맞추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의견을 제안하고, 때로는 갈등을 조율하며, 함께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사람으로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내가 선택한 행동이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아이의 선택은 ‘나만을 위한 선택’에서 ‘함께를 고려하는 선택’으로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순간이야말로 아이가 단순한 참여자를 넘어 함께 방향을 만들어 가는 리더로 성장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선택을 부모가 대신하지 않으려면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복잡해집니다. 아이가 조용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향일수록 ‘친구들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앞섭니다. 그러다 아이가 학급 임원이나 모둠장 역할을 맡아 오면 대견함과 동시에 ‘상처받지는 않을까’ 하는 또 다른 걱정이 따라옵니다.

바로,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부모 자신의 불안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개입하고 싶어집니다. 대신 설명해 주고, 대신 나서서 해결해 주고, 아이가 덜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황을 정리해 주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중요한 경험을 놓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다뤄 보는 경험, 관계 속에서 선택해 보는 경험,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감당해 보는 경험입니다. 부모가 대신 해결해 주는 순간 아이는 문제를 덜 겪는 대신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힘을 배울 기회를 잃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한 걸음 물러서서 아이의 과정을 지켜볼 때,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 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은 서툴고 때로는 실수도 따르지만, 바로 그 경험 속에서 아이는 관계를 맺는 방법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배워 갑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대신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라고 다그치기보다는 “그때 네 마음은 어땠어?” “넌 어떻게 하고 싶었어?”라고 묻는 질문이 아이를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세워 주는 시작이 됩니다.

저는 이것을 셀프 리더십이라고 부릅니다. 누군가를 이끄는 힘이 아니라 먼저 나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힘, 그리고 그 힘은 결국 타인과 함께 방향을 만들어 가는 리더십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아이가 관계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아이는 지금 자기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도 친구 곁으로 다가가 나지막이 자기 마음을 전했던 그 아이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기 내면의 힘을 믿고 나아가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리더로 자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모를 위한 코칭 가이드

아이의 ‘셀프 리더십’을 깨우는 3단계 거울 대화법

아이가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흔들릴 때, 부모가 해결자가 되기보다 ‘비추는 거울’이 되어 줄 때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키워 갑니다.

이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아이에게 답을 주기보다 잠시 멈추는 태도입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너도 할 말은 해야지.”라는 말 대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1단계 마음 신호등 켜기 자기인식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기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도록 돕습니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어?"
"속상했겠다.", "친구가 네 말을 안 들어서 많이 답답했구나."

감정을 말로 꺼내는 순간, 아이는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2단계 감정 뒤의 욕구 읽기 자기이해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그 감정 뒤에 있는 '바라는 마음'을 함께 찾아봅니다.

"그때 넌 어떻게 되고 싶었어?" "친구들이 어떻게 해 주길 바랐어?"
"친구들이 네 말을 좀 더 들어 주길 바랐던 거구나." "함께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네."

욕구를 이해하면, 아이는 자신을 비난하기보다 스스로를 수용하게 됩니다.

3단계 선택과 책임 연결하기 주도성

부모가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돕습니다.

"다음에는 너답게 어떻게 해 보고 싶어?"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아?"
"그 방법 말고 또 다른 방법도 있을까?"
"그중에 네가 해 보고 싶은 건 뭐야?"

선택의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는 자신의 삶을 이끄는 힘을 키워 갑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아이는 타인의 반응에 흔들리는 아이에서 벗어나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아이로 성장해 갑니다.

유가예 심리코치·사회복지사
지금우리교육 대표, (사)같이바라봄 같이교육센터 부대표

“마음을 잇는 관계 코칭으로 아이가 스스로 세우는 리더십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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