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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싫어”라는 말, 정말 공부가 싫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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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막막한 아이 옆에서 부모가 차분히 학습을 도와주는 모습

아이의 공부 거부 뒤에 숨은 실패 불안과 부모 코칭의 역할

아이의 “공부하기 싫어”라는 말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반항이 아닐 수 있다. 그 뒤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공부를 대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작은 성공 경험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

아이는 왜 공부를 미룰까

“우리 아이는 공부를 너무 싫어해요.”

많은 부모가 자녀의 공부 문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다. 숙제하자는 말에는 표정이 굳고, 책상 앞에 앉히면 금세 딴청을 피운다. 문제집을 펼쳐도 몇 문제 풀지 못한 채 한숨을 쉬고, “나중에 할게요”, “하기 싫어요”라는 말이 반복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아이가 공부에 관심이 없거나 의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공부하기 싫어”라는 말이 언제나 공부 자체를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다. 때로 그 말 뒤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다시 혼날 것 같은 불안이 숨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느끼는 일에는 비교적 쉽게 다가간다. 반대로 시작해도 틀릴 것 같고, 해도 안 될 것 같고, 또 비교당할 것 같다고 느끼는 일에는 본능적으로 거리를 둔다. 공부를 미루는 행동도 그런 마음의 표현일 수 있다.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시작하면 틀릴 것 같아요.”

또 다른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틀리면 엄마가 또 실망할 것 같아요.”

부모가 보기에는 단순히 공부를 피하는 모습이었지만, 아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실패 장면이 먼저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문제를 풀기도 전에 틀릴 것 같고, 시작하기도 전에 혼날 것 같고,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아이를 멈추게 만든다.

그래서 공부 문제를 볼 때는 아이의 행동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만들어내는 마음을 함께 살펴야 한다. 아이가 책상 앞에 오래 앉지 못하는 이유가 집중력 부족일 수도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일 수도 있다. 문제를 풀지 않는 이유가 게으름이 아니라, 틀리는 순간 느낄 좌절감을 피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자기주도학습은 ‘알아서 하는 공부’가 아니다

자기주도학습도 마찬가지다. 자기주도학습은 부모가 말하지 않아도 아이가 알아서 완벽하게 공부하는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아이가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고, 작은 목표를 세우고, 해볼 수 있는 만큼 시도해보는 경험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힘이다.

처음부터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실천하고, 스스로 점검하는 아이는 많지 않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학습 계획표보다 “이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는 감각이다. 오늘 한 장을 끝내고, 어려운 문제 하나를 다시 풀어보는 경험이 아이 안에 작은 자신감을 만든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공부를 대신 관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선택지를 좁혀주고,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돕는 것이다.

부모의 말이 잔소리에서 코칭으로 바뀌려면

“왜 또 안 했어?”라고 묻기 전에 “어디서부터 막혔어?”라고 물어볼 수 있다.
“이것도 못 해?”라고 말하기 전에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어. 같이 한 문제만 보자”라고 말해줄 수 있다.

이런 말들은 공부의 양을 당장 크게 늘리지는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공부를 바라보는 감정은 조금씩 바꿀 수 있다. 공부가 혼나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때, 아이는 조금씩 책상 앞에 앉을 힘을 얻는다.

부모가 모든 것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가 무너지는 지점을 알아차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놓아줄 수는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통제가 아니라, 실패해도 다시 해볼 수 있다는 안정감이다.

아이의 “공부하기 싫어”라는 말은 부모를 힘들게 하지만, 그 말이 언제나 게으름이나 반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도와주세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또 실패할까 봐 무서워요”라는 신호일 수 있다.

부모가 그 신호를 알아차릴 때 공부 대화는 잔소리에서 코칭으로 바뀐다. 아이를 움직이는 힘은 큰 계획표가 아니라,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는 믿음과 작은 성공의 경험에서 자란다.

※ 본 칼럼은 필자의 브런치스토리에 게재한 글을 코칭맘 코칭칼럼 형식에 맞게 일부 수정·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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