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자존감을 올리는 5가지 언어

아이의 자존감을 올리는 5가지 언어
아이의 자존감을 올리는 5가지 언어
김지혜 전문코치

 감정코칭에 참여 중인 혜선 씨(가명)가 3학년 둘째와 있었던 감동스러운 에피소드를 단톡방에 전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만든 도자기 그릇을 자랑하며 칠렐레 팔렐레 까불길래, 깨질까 겁나 주의를 줬는데, 결국 쨍그랑! 예전의 혜선 씨라면 사납게 흘겨보며 “그러니까 조심하랬지!” 잔소리 폭격을 날렸을 텐데 ‘감정의 세계’에 눈뜬 그녀에게, 아이의 겁먹은 표정이 보이더래요. ‘또 혼나겠구나’하는 아이의 예상을 뒤엎고 혜선 씨는 “놀랬지?”라고 말했고, 자신의 마음을 봐 주는 엄마의 말에 딸은 안심한 듯 그제야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대요. 혜선 씨는 열 손가락에 본드를 묻혀 가며 도자기 조각을 붙였고, 아이는 “엄마 최고!”를 외치며 폴짝폴짝 뛰더랍니다. ‘감정’에 주목하자 눈물 쏙 빼게 혼냈을 상황이 해피엔드가 되었어요.

 한번은 프로그램 수강생에게 ‘24시간 안에 아이 장점 50개 채우기’라는 돌발 미션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50개 어떻게 채우냐고 아우성이더니, 다 채우고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가 가진 장점이 많은데, 그간 나 힘든 것만 생각하고 아이의 예쁜 면을 못 봤네요.”, “쓰다 보니 더 장점이 보이네요. 다들 반짝이는 보석이에요.”, “적다 보니 또 생각 나서 더 적었어요. 시각이 중요한 것 같아요.”, “굳이 적으려니 평소에 안 좋게 느껴졌던 부분도 다른 면에서 보면 칭찬해 줄 만한 일임을 느꼈어요.” 아이는 그대로이건만, 엄마의 시선이 달라지자 갑자기 장점 많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칭찬할 게 없었던 게 아니라, 익숙한 시선으로만 보았던 거지요.

 맞아요. 결국 시선의 차이입니다. 잘못된 행동만 보면 혼내게 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보는 부모는 공감해 주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약점만 보면 지적질이 이어지지만, 장점으로 시선을 옮기면 칭찬이 저절로 됩니다. 대화가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부모의 시선’ 때문인 거죠. 여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아이가 그대로여도 부모의 시선이 달라지면 언어가 달라지고, 그 언어가 결국 아이를 바꿉니다. 절대적으로 주도권은 부모에게 있습니다.

 독자님은 어떤가요? 긍정적 대화, 잘하고 계신가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다음 질문에 답해 보세요.

아이의 자존감을 올리는 5가지 언어

긍정적 대화를 이끄는 LAATE 대화법

내 감정이 아닌 아이의 감정과
욕구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아이의 약점이 아닌
강점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내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아이 생각을 끄집어 냅니다.

당연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이라도 감사를 전합니다.

아이의 미래에 대해
불안이 아닌 희망을 전합니다


 앞 글자를 따서 ‘LAATE 대화’라고 부르는데요. 이 대화 기술을 배운 한 중년 남성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컨설턴트였던 그는 집에 가서 중2 아들에게 바로 적용을 했다고 합니다.

 “아들, 이리 좀 와 봐.”
 “왜요.”

 열심히 배워서 써 보겠다고 이렇게 용기를 냈는데 아들의 반응이 저러니, 이전 같았으면 쓰읍, 뱀소리를 내며 “오라면 올 것이지 뭔 말이 많아.”라고 했을 텐데, 아들의 대답에 담긴 감정부터 경청을 했습니다. “혹시 대화하기 싫니?” 그러자, 아들이 답합니다. “아빠가 저 부르실 때는 두 가지 밖에 없잖아요. 뭐 시킬 때, 아니면 뭐 혼낼 때.” 다행히 낮에 들었던 교육이 아직 생생히 살아 있는 아빠, 이렇게 응수합니다. “그래서 많이 속상했겠네.” 이 말에 아들이 아빠와 눈을 맞추기 시작하더랍니다.

 그렇게 시작된 부자 간의 대화는 1시간이나 이어졌고, 아빠는 지시와 조언, 평가와 강요 등 습관적인 반응을 멈추고, 아들의 감정과 욕구에 초점을 두고 대화를 이끌어 갔습니다. 대화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거슬러 가고, 아직까지도 그때 아빠가 혼내서 무섭고 억울했던 아들의 응어리가 풀어지게 됩니다. 중2 남자아이가, 그것도 단 한 시간 만에 말이지요. 울먹이는 아들에게 아빠는 사과를 전합니다. “아빠는 네가 그걸 그렇게 마음에 담아 둔 줄 몰랐다. 미안하다.” 그 다음 주에 이어진 교육에서 이 아빠는 상기된 얼굴로 말했습니다. “제 아들이랑 이렇게 친해질 수 있을 줄 몰랐습니다. 일주일 만에 너무나 가까워졌어요. 마법 같아요.”

 15년간의 벽도 1시간 만에 허물 수 있는 대화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LAATE 5가지로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집 안에서 늘어나면, 아이의 여러 가지 능력 역시 늘어납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적절하게 드러내는 자기표현 능력, 자신의 강점을 알고 활용하는 자신감,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도성, 힘든 상황을 털고 일어나는 회복탄력성,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그 능력은 아이가 빡빡한 사회생활 속에서 인생을 헤쳐나갈 힘이 됩니다. 부모가 말을 바꿀 만한 가치가 있지요?

먼저, 감정에 귀를 기울이기부터 시작해 주세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일상 대화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어요. 저희 집 4살 쌍둥이의 일상 예시를 하나 들어 볼까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데려갔어요.

첫 번째 커트 둘 다 엉엉 울며 안 가겠다고 떼를 씁니다.
두 번째 커트 울기는 울지만 가볍게 웁니다.
세 번째 커트 가기 싫다면서도 울지 않고 머리를 잘랐어요.
네 번째 커트 순순히 따라가서 울지 않고 머리를 잘랐어요.
다섯 번째 커트 아이들이 스스로 먼저 가자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달라집니다. 만약 “머리 잘라야지. 왜 안 자른다는 거야!”(강요)나 “머리 안 자르면 간식 없어.”(협박), “울지 마! 뚝! 계속 울면 원장님한테 혼난다!”(감정 억압)의 방식으로 머리를 자르게 했다면 아이의 울음은 계속 늘었을 거예요. 미용실 갈 때마다 전쟁을 치르겠지요. 대신 제가 한 것은 LAATE입니다.

경청 “머리 자르기 무섭지. 엄마도 어릴 땐 무서웠어.”
질문 “집도 미용실도 다 무서우면, 우리 머리는 어디서 자르지?”
격려 “지난번에 앞에 나가서 발표도 했지? 넌 용감한 아이야. 머리도 잘라 보자.”
칭찬 “무서운데도 용기 냈네!” “진짜 형다웠어. 무서워도 머리 끝까지 잘 자르고!”
감사 “엄마는 너희 둘이 무서워할까 봐 서로 손잡아주는 거 보고 너무 감동받았어. 고마워 우리 아가들.”

 감정은 겉으로 꺼내 주면 잔잔해집니다. 아이들의 무서움을 읽어 줄수록 별것 아닌 것이 되고, 한번의 작은 성취가 다음 도전으로 이어지는 자료가 됩니다. 이제는 미용실 앞을 지나갈 때마다 “머리 자르러 가자!”고 성화입니다. 이런 ‘성공 경험’이 쌓이면,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단단해질까요? SAT 상위 10%의 능력을 갖춘 GPT-4까지 출시되며,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르게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있는 마당에, 아이에게 인지적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시련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을 믿는 자존감이 아닐까요?

 아이들 마음속에 단단한 존재가치를 심어 줄 부모의 말, 여러분 가정에는 충분히 흐르고 있나요? 돈 한 푼 안 들고 이렇게 효과 좋은 것을 안 할 이유가 없지요!이제 우리 모두, “나 때는~” 말고 ‘LATTE’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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