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막상 시험을 보면 제자리걸음이라 실망하는 아이를 보면 안쓰럽습니다. 부모로서 어떤 말을 해 주고, 어떻게 동기부여해 줘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학부모님.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아이가 분명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일 것입니다. 특히 공부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기에,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 힘들어도 참고 꾸준히 노력한 부분 등을 너무나 잘 알기에 부모로서 마음이 무척 쓰릴 겁니다.
이런 순간, 부모가 가장 먼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공감과 인정’일 것입니다.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엄마는 분명히 알고 있어. 원했던 시험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많이 속상할 테지만, 너는 분명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단다.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너의 꾸준함과 배움에 대한 태도야.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인내심과 의지를 가진 oo이라면,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언젠간 분명히 나올 거란다.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더욱더 정진하는 모습이 정말 소중해”.
더불어, 부모인 나의 입장에서 아이가 ‘열심히 했는데 왜 안 될까?’라는 좌절감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왜 안쓰럽고 속상한지, 그 욕구를 파악해 보는 게 좋습니다. 많은 부모가 ‘이번을 계기로 우리 아이가 이 과목에 대해 혹은 학습에 대해,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잃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과 불안감에 더 속상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나는 우리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길 원할까?’, ‘그러면 지금의 이 순간을 어떤 의미로 바라보고 성장하길 원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는 모든 일에 내가 열심히 하면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거나, 노력에 비례하여 정확하게 나오길 바라지만, 세상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수 황가람 씨는 스무 살에 가수가 되겠다고 상경하여, 41세가 된 올해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를 리메이크해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20년 이상이 걸렸고, 그동안 정말 많은 방황과 포기의 순간들을 느꼈을 테지만 버텨냈죠.
이처럼 세상 모든 일에 꼭 결과가 빠르게 바로 나오지 않은 경우가 종종, 아니 자주 있으니, 우리 아이가 겪은 그 경험이 그 순간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기회라고 부모인 나부터 생각해 봅시다. 노력한 아이가 무척이나 안쓰럽지만, 너무나 대견하고 더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공부 방법을 점검하며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배운 내용을 스스로 백지에 적어 보며 이해도를 점검하는 ‘백지노트’ 작성하기,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며 자신의 언어로 다시 써 보는 ‘개념노트’ 작성하기,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며 스스로 정리하기, 혹은 풀었던 시험지를 다시 보면서 시험 문제 푸는 방식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험 준비 과정을 함께 돌이켜 보며 이야기해 보면, 아이가 스스로 부족함이나 잘못된 부분을 깨닫는 지점이 있을 것이며, 그 부분을 어떻게 통제하거나 개선할지에 관해 대화해 보고, 실천을 독려해 주면 아이는 희망을 품고 용기 있게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꾸준히 동기부여를 해 주기 위해서는 아이가 목표를 매일 성취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이야기 나눈 내용을 토대로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작은 성취를 해낼 때마다 함께 기뻐하며 응원해 주세요. 아이도 스스로의 발전을 인식하며 더 큰 목표에 도전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학습 과정은 기나 긴 장거리 레이스입니다. 지금은 길을 걷는 중이고, 때로는 걸음을 늦추거나 돌아가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믿음과 응원이 있다면, 아이는 분명히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나는 네 편이야.”라고 자주 말해 주세요. 자신에 대해 좌절하고 실망스러울 수 있는 순간에도 늘 격려와 지지를 받은 아이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단단하게, 자기다운 빛깔의 꽃을 피워 낼 것입니다.
정란 전문코치(K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