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사춘기 딸이 친구에게 많은 집착을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본인이 손해를 보면서 친구를 챙기고 배려하는데 조금 지나치다 싶어 고민입니다.
A.
가족 관계는 평범한데 친구에게 집착하는 경우인지, 가족과 멀어지고 친구와만 소통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먼저 친구 관계인지 권력 관계인지를 봐 주세요. 상대 아이가 우리 아이를 휘두르는 것이면 새 관계를 맺어 이 관계에서 분리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학교폭력인지 애매한 경우, 부모님이 직접 상대 아이를 가르친다면 우리 아이가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가족과의 애착은 세상에서 겪는 모든 관계의 기반이기 때문에 가족의 사랑에 변동이 없다는 믿음을 가지도록 가족 관계를 강화하시고, 친척, 학원, 지인의 자녀, 종교 내 지인 등 외부에서라도 믿을 수 있는 친구를 갖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에게 소속감은 심리적 생존과 같습니다.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는 사랑받을 것을 ‘믿을 때’ 안정적으로 충족됩니다.

상대 아이와 무관하게 우리 아이가 눈치를 많이 본다면, 아이가 감정, 욕구를 자각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기를 인지하는 경험이 적으면 부당함을 느껴도 이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 내가 이런 것을 느껴도 되는 것인지 몰라서 표현을 하지 못합니다. 분석, 해결책 제시가 아닌 온정적인 질문을 통해 도와주세요.
아이가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지 않은 것은 속상한 일이지만, 그러지 말라는 조언은 멈추고 아이도 잘 안 된다는 걸 이해해 주세요. 강압적인 친구 관계를 겪은 일이 있었는지, 어떤 친구 관계를 원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뭐가 필요한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는지 묻고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간접 경험도 포함됩니다. 가족의 왕따 경험을 지켜봤거나 초등 6년간 ‘모든 반에 한 명씩은 왕따였다’라고 생각하는 경우 그 경험이 ‘친구’의 의미를 왜곡할 것입니다. 우리는 내가 그대로 받아들여진다고 믿는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데, 실수하면 혼자가 된다는 위협 속에서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집에서 거의 말을 안 하면서 친구에게 집착하는 경우는 부모님의 과도한 통제로 독립성 욕구가 좌절되어 왔기에 일어나는 반동입니다. 실제로 문제 해결을 한 경험이 적어 아이도 일상적인 일을 부모에게 의존하나, 그런 자신이 싫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거부로 나타납니다. 부모를 신뢰하지 않고, 부모님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호소합니다. 아이 연령에 맞게 자율성 존중 정도를 강화하고 계셨는지 양육 태도를 점검하실 것을 권합니다.
허진영 전문코치(K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