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세상도 너무 빨리 변하고, 교육 제도도 저희 때와는 많이 다른 것을 보며 아이 진로에 대해 불안감을 느낍니다. 부모가 어떤 이야기를 해 주어야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힘이 될까요?
이예은 전문코치(KPC)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 문장에는 놓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바로 어떠한 힘으로 막을 수 없는 ‘파도’가 친다는 것과 둘째는 그 파도를 어떻게든 치지 못하게 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그 파도를 올라타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그 파도의 힘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과연, 4차산업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 아이 중에 몇 명이나 기꺼이 올라타 서핑할 수 있을까요?
부모는 사랑하는 자녀가 살면서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겪기를 바라며 체득한 나름의 방법과 조건을 자녀에게 제시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 방법이 지금의 시대에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의 종말이라고 불리는 이 시대에서, 어떤 능력을 갖춘 아이가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이 무거운 주제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사실, 모두 ‘예측’일 뿐입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대학교, 유망한 학과를 갔음에도, 빠른 기술 변화에 따라 졸업할 즈음에는 취직할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어질 확률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교학점제, 자유학기제 등 다양한 교육 정책이 변하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나름 치열한 논의 끝에 이런 역량을 길러 내면,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저 입시 정보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보여주기식으로 준비하는 아이들은 어쩌면 대학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미래의 파도에서 휩쓸려 가지 않을 힘을 가질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왜 제도가 바뀌는가를 끝없이 물어보고, 그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고하고, 그 의미를 사유하고, 그래서 어떻게 공부하고, 진로를 준비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설계할 수 없다면, 결국 몰려오는 파도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마음껏 구르고! 마음껏 깨질 수 있도록! 그런 과정에서 우리 아이가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사람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며, 나라는 사람이 사는 이 사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그렇게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아이가 충분히, 충분히, 충분히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