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아이들의 언어를 어디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속한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줘야 할까요?
허진영 전문코치(KPC)
말하기보다, 잠깐 멈춰 ‘하지 않은 말’을 들어 주세요. ‘아이가 한 말 속의 감정이 뭘까?’, ‘왜 이렇게 하고 싶을까?’ 하고 말이에요. 사춘기 아이라면 개별화 욕구, 소속감 욕구일 수 있습니다. 개별성을 강화하고 독립하려는 욕구도, 소속감을 통해 안정적인 사랑을 느끼려는 것도 발달상 정상입니다. 이때 아이들에게는 어른을 따르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고, ‘자기들만의 말’을 쓰려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다만 욕구를 채우는 방법이 파괴적인 언어인 것이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인성이 아닌 ‘개별성과 소속감을 느낄 방법의 부족’으로 정의하시기를 권합니다. 부모가 많이 통제하는 경우, 스트레스가 강한 경우, 시간이 없어 친구와는 게임만 하고 대화가 없는 경우 파괴적 행동 문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율성, 애정 욕구가 건강하게 충족되는지 먼저 살펴보고 양육 태도를 바꿔 주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이는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주변보다 월등히 충동성이 강한 경우 ADHD, 사회적 민감성, 인지 발달을 확인하기 위해 ADHD 검사, JTCI, 웩슬러 지능검사, 부모 양육 태도 검사 등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하면 지켜만 봐야 할까요? ‘인정하고, 가르치고, 같이 있어 주는 것’이 훈육입니다. 아이 마음을 인정하는 것이 곧 행동을 허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정은 ‘그것이 존재함을 안다’라는 뜻입니다. 감정과 욕구를 추측하지 말고 물어서 알아주세요. 욕을 자주 하던 아이가 실은 자기에게 착하게 대해 준 친구, 말을 예쁘게 쓰는 친구를 선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는 힘의 줄다리기를 하는 대상이 아니므로, 먼저 줄을 놓고 ‘너를 내 마음대로 하려는 게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내 주세요. “어떤 친구가 좋아?”를 묻고 궁금해하며 다른 사람이 내게 어떻게 했을 때 좋은지 스스로 알아차리도록 도와주세요. 마음은 정당하나 방법이 잘못되었고 둘은 별개라는 것을 가르쳐 주세요. “너 그렇게 하면 남들이 싫어해.”라는 말은 부정적인 자아상을 강화합니다. 아이에게 ‘너의 마음을 채울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라는 것을 알려 주고 같이 고민해 주세요.
안 되는 것만 가르치면 아이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아이가 진심으로 원하는 모습을 알아차리게 돕고,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같이 고민해 주고, 선택하도록 돕고, 실행할 때 어려워하면 함께해 주세요. 욕을 하는 것보다 친구랑 신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우리’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는 것을 지지해 주고, 그 경험을 할 시간을 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