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요?
4세 자녀를 둔 부모입니다. 다들 ‘그때는 노는 거야’라고만 하는데, 진짜 놀기만 해도 되는 건지, 학습 습관 같은 건 몇 세부터 연습하는 게 좋은지 궁금합니다.
양정원 전문코치(KAC)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 딸도 참 예쁘지만, 3~4살 때 아기 특유의 통통한 볼살, 어눌한 발음으로 따라 부던 노랫소리, 너무 안 먹어서 제발 뭐라도 먹어 주길 바랐던 그 꼬마가 그립기도 합니다. 참 다행인 건, 이젠 엄마보다도 잘 먹어서 키가 훌쩍 커 버렸다는 것, 말을 배우는 게 유독 느려 걱정했지만 지금은 학교 토론 수업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아이가 됐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 침대에서 혼자 책 읽는 시간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있어 중요하지 않은 시기는 없겠지만, 특히 3~6살 시기에는 ‘전두엽’이 크게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전두엽은 사고력과 창의력, 판단력, 집중력 등 감정을 조절하고, 인간성이나 도덕성 등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영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초등학생 이전에 형성된 전두엽의 발달이 이후 학습 태도나 인성의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하니, 이 시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 당연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 우리 아이들은 따뜻하고 든든한 지지를 보내주는 가족의 사랑 속에서 놀이와 운동, 독서 등을 ‘골고루’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놀이터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는 것, 화단에 줄지어 가는 개미를 바라보는 것, 그림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노는 것, 다양한 장난감으로 역할 놀이를 하는 것, 그림책을 보며 혼자 종알종알대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는 것, 동물 친구들과 교감해 보는 것, 잔디밭에서 지칠 때까지 공놀이를 하는 것···. 아이들은 이처럼 다양한 경험 속에서 스스로를 알아 가고, 습관을 만들게 되고, 성장하게 됩니다.
특히,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독서 습관은 무엇보다도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두고, 놀이 중간중간 책을 읽어도 보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에 ‘놀러’가기도 하는 등, 아이가 독서를 지루한 것이 아닌, 재밌는 것이라 느낄 수 있게끔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학습 습관’이라는 것은 다른 특별한 것에 기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따뜻한 사랑을 주는 부모와 함께 올바르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생활 속 습관을 쌓아 간 아이들은 훗날 자연스럽게 올바른 학습 습관을 가지고, 학습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예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자녀의 전두엽이 풍성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충분히 보내시길 바랍니다.